어느 때부터인가 능소화가 흔해졌다
거리를 이루던 아카시아나 코스모스들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능소화와 자귀나무들
능소화는 과거엔 귀한 꽃중 하나였다전해진다
궁궐이나 양반댁의 담을 수놓던 꽃
전설에 의하면
왕의 눈에 띤 한 여인, 그 여인의 이름은 소화였다한다
평민이었던 그녀는 한 순간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왕은 수 많은 빈들속에서 그녀의 존재를 잊고 만다
언제오시려나 내님
왕이지만, 소화에겐 남편으로서의 님이었기에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결국 그 모습을 보지 못한채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속에 세상을 뜨고 말았답니다
죽어서도 기다리고자 님이 오실 담장가에
묻힌 소화의 넋이 꽃이 되어
담장을 타고 오르고 올라
담넘어 이제나 오실까 저제나 오실까
오늘도 님을 기다린다는 능소화이야기
님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만지지 못하게
능소화의 꽃을 따려하면 그 꽃가루로 인해
눈이 멀게 한다며 님에 대한 지조를 지키는 능소화
오늘도 거리를 지나며 담곁을 따라 오르며
마치 귀를 쫑긋하게 열어 님이 오시는 소리를 기다리는
능소화를 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