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싶어도 남는 비행운과도 같은...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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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어도 남는 비행운과도 같은...



빌리 아일리시

19세 어린 나이

나이에 어울리는 탄력적 목소리의 그의 노래들을

우울하거나, 몸이 늘어질 때면 종종 듣곤 한다

산을 오르거나, 운전을 할 때면 몸을 깨워주는 정도로만 생각하던

그의 동영상하나를 우연스럽게 보며 새롭게 그를 느껴본다

몽롱한 듯

약에 취한 듯한 얼굴을 주로 보았었고

목소리도 사실, 어찌 들으면 퇴폐적 음성이기도 하기에

생각지 못했던 그의 철학

'Do you konw me? Really know me?'

영상속 보여주려는 모습

들려지는 목소리, 노래와 가사만으로 그를 평하던 언론에

당신들이 얼마나 나를 아는가를 묻는 그의 모습

내 보여주려는 것이 내가 아님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

나이 오십을 느끼지 못했건만

중반도 돌아 떡국 두 그릇을 더 먹고 나면 육십이 되라 한다

나이가 부끄러워지는 것을 보면 이제서야 철이 들어가는걸까?

그 간 무겁다 생각하지 않았던 현실들이

무거워지고

때론, 두려움에 싸이기도 한다

어제는 화장대위에 놓인 약들을 정리하며 갯수를 세보았다

많구만, 그 수만큼 내 몸이 세월에 녹슬어가고 있는거겠거니 싶다

박범신의 소설 '소금'속 선명우는 어느날 갑작스레 가족들에게서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소설들, 영화들은 갈등속 가족의 화합을 그리고는 하지만

박범신이 그려준 이야기는 꼭 가족이 아니라해도

필요한 대상에 대한 이기적 관계의 해체를 말해주는 듯

사라진다

어느날 갑작스런 사라짐이 가능할 수 있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할까?

가능할까?

사라지려해도 비행운처럼 그 흔적이 남게 되지 않을까?

온도가 너무 달라지면 생기는 비행운과도 같이

내가 차지하는 온도만큼의 흔적이 남게 되겠지

그 흔적의 정도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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