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즈; 살인, 죽음을 사회정화라 한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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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분명 집을 나설때는 아내가 세차를 하라해서

세차장을 들렸다 출근을 해야지 했건만

월말의 숙제들에 머리가 잡히고 나니

무심히 앉고 보니 진료실의 내 자리


진료가 없는 월요일 오전

한가로운 진료실이 편하다

어둠속의 대기실

조용하기만 한 주변


오춘기라는 단어가 맞는건지 요즘들어 삶이란 명제가

나를 자꾸만 잡고 놓아주지 않는 기분이다

내가 나로서 살기보다

내 주변, 내가 해야할 일들속에 남은 시간을 보내야하는게

인생인 듯


아내가 어제 대기업에 있었어도 퇴직한 남편들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당장 내 동기들도

집에서의 눈치보임이 싫다고 할 일도 없이

나와 몇이 함께 사무실을 열었다


하늘을 나는 연들은 과연 난다 생각하고 있을까?

끈이 끊기면 정처없이 자기를 통제 불가해질텐데


언젠가 보았었던 영화하나가 있어 다시 찾아보니 벌써 시리즈가 4편까지 나왔다

더 퍼즈(The Purge)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을 폭력적 방법으로 제거, 숙청하다의 뜻

내 기억으로는 2000년초에 나왔던 영화였던 듯


90년중반 첫 해외여행은 세미나겸해서 갔었던 인도네시아

그리고 연이어 필리핀, 심천등을 90년대 다니며

거리를 나설때마다 몰려들던 어린 아이들의 손벌림

2000년도에 해당 국가를 가보니 어느 순간 사라졌다

국제행사를 위해 나라의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걸인들을 마치 거리의 개들을 잡아들이듯이 잡아 수용소에 넣었다 한다


남의 일은 아닐 듯

우리도 88올림픽을 앞두고, 걸인, 노숙자

그리고, 산동네의 남들에게 보이기 싫은 것들을

행정력을 동원해서 수용소로 몰아넣었고

개발이란 이름으로 헐고 수도권밖으로 몰아냈었던 역사를 가진 나라이니


더 퍼지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만해도 2022년은 미래의 시간대

미국은 2022년이 되면서 실업률이 1%에 경제력도 막강해지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된다

그 비결은 일년에 단 12시간 통제없이 살인이, 방화가 허락되어지는 퍼즈 행사

규제는 단 두가지 폭탄이나 지정된 계급층은 그 대상이 되서는 안된다는거

그 들은 이를 축제라 부르면서

거리의 노숙인, 부랑자, 불법체류자, 이민자, 유색인들을

청소한다, 말그대로 인종청소


더 퍼즈, 2000년초반의 첫 영화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포즈로부터 지키려는 방범업체로 돈을 번자가

자신이 방버막을 쳐주며 경제적 부를 얻은 죄로

이웃들, 자신의 고객들의 처형대상이 되버린다


죽이려는 자가 또 다른 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축제를 통해 사회를 정화하는 퍼즈의 모습은

대표적 염세주의, 좋게 말해 현실주의 철학자였던 쇼펜하우어의 이론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퍼즈의 두 번째 시리즈를 보면서

죽음에 대한 답은 또 다른 살인으로 돌려줘야한다는

인간의 심리적, 본능적, 원초적 감정을 다룬 퍼즈지만

사실 헐리웃적인 폭력성의 영화를 벗어나지는 못한 아쉬움을 주는

퍼즈를 보며 12시간이 지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겨누었던 총을 내려놓고 다시 얼굴을 마주대하는 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 퍼즈가 축제라는 의식을 가진게 아닌

인간의 본성을 12시간동안 허락한 것이라면

나약한 인간이 그 한번 드러낸 본성을 12시간뒤에 다시 안에 담아둘 수 있을까?


역시나 2021년 금년에 개봉된

더 퍼즈, 포에버는 그 12시간이 지난 뒤에도

정화는 단지 축제가 아닌

한 번 터진 본능을 주어담지 못하고 이어가게 된다

그게 더 인간적이 아닐까도 싶다


주어진 시간이 지났다고 드러낸 이빨을

한 번 맛본 피맛을 씻는게 가능할까?


가진자는 보기 싫은 거리의 자들을 돼지라며 죽여야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자가 내것을 빼았은 삶이었다 죽이고

백인은 이민자를 죽이려한다

그 들을 이를 청소라 한다


퍼즈, 숙청바이러스는 백신도 없이 죽이기 전에는 끝맺음이 없다


하늘위의 연을 보며 느닷없이 드는 생각이 왜 퍼즈였을까?

사회속에 작은 끈하나로 나는 것을 자유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 나

그 끈은 언제 끊길지 모르건만

잡아 두기 위해 그 끈의 끝이 어딘지도 모른채

내일이 마감인 세금의 액수를 맞추려

카드 대금일을 맞추려

한 주먹의 약을 아침 저녁으로 입안에 털어 넣으면서

하루를 채워간다


그게 삶이라면

내 싫어하는 쇼펜하우어지만, 그의 책을 다시 잡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정채봉시인의 따스한 책으로

웃는 삐애로에 손을 내밀고, 한 걸음 더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생각이 편하지 못한 증거하나

글이 길어진다

푸념이 많아지나보다


퍼즈이 축제가 허용된다면 난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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