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버리고 두고 떠나지 못한 것들이 짐이 된다
그의 삶에 질주하던 초원이 있었다
지친 것들을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생각한다
한 꽃이 지면 세상을 건너듯이
산다는 일도 때로 그렇게 견뎌야 하겠지
버릴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일까
떠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한때 머물렀던 것들이 병이 되어 안긴다
아득한 것은 초원이었던가
그렇게 봄날이 가고 가을이 갔다
내리감긴 그의 눈이 꿈을 꾸듯 젖어 있다
몸이 무겁다
이제 꿈길에서도 유목의 길은 멀다’’
박남준 시인의 ‘유목의 꿈’이라는 시가 왜 하필 오늘 손에 잡힌걸까?
오늘이 이 해의 마지막날이라한다
내일 아침이 그렇다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을터이지만,
숫자의 변화에 의미를 담으려함은 지금의 시간의 고됨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목의 꿈
내 꿈, 또 다른 많은 이들의 꿈일지도
버리고, 잊지 못해 무거워진 짐들을 짊어졌기에 꿈만 꾸고 떠나지 못하는 못난 나
그래, 지난 시간들의 고단함을 오늘 하루가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또 내게 내가 다독이며 오늘 하루를 보내련다
아직 어린 호랑이
잠든 호랑이가 내일이면 깨어나 하루 하루 자라
1년뒤의 오늘이 되었을 때는 온 산을 울릴 포효를 보일 수 있을 것을 기다리며
내일을 위해 오늘을 보내련다
어쩌면 1년전에도 이런 바램을
스스로에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2년전에도, 3년전에도, 그 전에 전에도 계속 이어서
그럼 어떠랴 오늘 다시 내게 말해주고 싶다
내일이면 많은것들이 달라질 거라고
잠든 어린 호랑이곁에
오늘 밤엔 나도 같이 누워 잠들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