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곰은 그져 웃는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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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

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

…’


어릴 적 부르던 동요

제목이 메아리였던가?

아마도 이 노래의 다음 구절은

‘ 벌거벗은 붉은 산엔 살 수 없어 갔다오’


누군가의 동화였던가?

아니면, 그가 언젠가 끄적인 문장이던가?

오래됨의 장점은 무엇이든 뚜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도 하나일 듯 싶다.

누구의 글이었든, 이런 글이 생각난다

무법스런 망난이가 산에서 외친다

이 세상 나보다 힘쎈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저 쪽 산에서 나 보다 힘쎈놈 있으면 나와~~~ 하며 응답이 온다

무법자는 건너산으로 넘아가 외친놈을 찾아 다시 외치고

다시 건너산으로 넘어가 다시 찾고

그러다 결국 망난이는 제풀에 지쳐버렸다는


세상속엔 자기 잘남을 보이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

소리쳐 외쳐도

들려오는 소리는 자기가 외친것과 같은 소리가 들려올 뿐


빈센트 반 고흐는 그림을 그리며 편지를 많이 썼던 듯하다

특히, 동생 테오에게 그 편지들을 묶어 세상에 보여진 책이

‘영혼의 편지’


그 책의 내용중 하나속에 이런 문구가 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음악을, 그림을, 풍경을, 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아~~~

하는 감탄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일지


명품관에 들어가 백을 보고

밍크코트를 보면서의 감정을 다른 곳에서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사람의 표정은 주장하고 외칠 때

화가나서 얼굴을 구길때가 아닌

가슴속에 어찌할 수 없어 나오게 되는 감탄의 표정

그 표정이 그리워진다


하긴,

난 그져 바보 곰으로서 이 세상 남은 시간 마져

허허 그런거야, 그렇구나, 그래야지, 그래라~~~

한 주를 시작하는 책상위의 세금명세서를 바라보면서

너덜거림을 넘어 이젠 마치 사격장의 과녁판마냥

구멍이 난자함을 보면서


따지면, 계산해봤자 뭐하노

어차피 진행될 거


바보곰은 그렇게 웃으면서

하이~~~

오랜만에 에곤 쉴레의 화보집을 펼치면서

관능적이며 원초적인 그의 그림속에 취해나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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