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덕에 나선 오랜만의 계룡대나들이
30년의 시간 저편에는 논과 밭이었던 곳들에
8차선도로와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낯선 곳이 되었지만
조금 벗어나 계룡산 초입, 동학사 오르는 길에는
예전 종종 들리던 두부집들이 아직 남아 있고
벚나무 터널도 여전한 게 3월중순정도 가면
한 창 만개해진 꽃 터널을 볼 수 있을 듯싶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섞인 듯한 느낌이라 할까
20세기 조중반 SF소선이나 영화들의 소재들이
21세기 들어서면서 현실 속 이야기들이 된 부분이 많다
30년전만 해도 핸드폰이란 신기한 존재였었는데
이젠 핸드폰은 전화용이라기 보다
현대인들의 주머니, 손안에 세상의 모든 정보와 미디어를
쥐어줬다
러시아계 미국인 아이작 아시모프
그를 20세기 SF소설의 3대거장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소설을 지금 읽는다면 이게 현실 속 이야기지 SF야?
하게 되지 않을까?
그가 했던 말
‘현재 우리의 삶에서 가장 큰 비극은 사회가 지혜를 습득하는 것보다 과학이 더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듯싶다
대학시절, 늦둥이였던 친구의 아버님이 한 창 막 도입되던 은행의 ATM기계를
잘 쓰지 못하시는 모습
지금 내 모습도 너무 빠른 주변의 변화에 따라가기 숨차게 된다
숨차게 따라가다 보니 불현듯이 드는 생각
내 왜 이리 쫒아가야하는 거지
그냥 난 둔한 곰돌이 처럼 아날로그에 머무른다 해서
문제가 생길까?
버튼 한 번도 아닌, 이젠 음성인식이 어쩌고
사람대신 인공지능이 저쩌고
내 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 쪽의
%가 조금은 더 높은 시대를 살아온 듯하니
그냥 그 정도로 멈추려 한다
시대를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