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지식했던 분
공직에 계셨지만 큰 자리에는 가지 못하셨던 한 분
평소 마음으로 어른으로 모시던 분과
종종 술자리를 하곤 합니다
그 분이 하셨던 말씀 몇 가지가 생각나네요
학자란 직업이 아닌 직능이다
높고 낮음도 아닌
농부가 땅을 일구고
기술공이 기계를 다루듯
학자도 해당 학문에 그 뜻을 두고 있는 것 일뿐이라고
농부가 땅을 일구는 행동을 하 듯
기술인이 기계에 손을 대며 행동을 하 듯
학자도 그가 한 학문에 따른 행동을 할 때
비로서 그 가치와 의미를 가지게 된다던 말씀
이 시대의 학자라 칭할 수 있는 이는 어느 분일까?
종교에 무관하게 나라의 어른 몇 분이 계셨고
시대의 지성, 양심으로 힘이 있어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분들이 지켜보아 주던 시절도
있었었는데
의료계의 어른은 어느 분일까?
의협회장?
의과대학교수?
대학병원장?
작으나마 쉼의 시간을 주는 출근길 청계산 자락에 앉아
커피 한 잔을 하다 보니
자꾸만 딴 생각이 든다
병원에서의 내 역은 어떤 것인지……
에고……
병이다 병
다시 또 병이 도지나보다
앵벌이마냥 오늘, 이달을 벌어 메우기 위한
진료행위인 듯한 내 모습이 싫어지면서
길 위에 하염없이 앉아있다 보니
지각을 했나 보다
오늘은 또 어찌 지나갈까?
이 놈의 청승은 언제쯤이면 나를 놓아줄는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