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지하였든 그렇지 않았든
이제는 적지 않은 나이로서 내 다음을 이어가려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집어들게 되는 승자의 책들
패자의 책에도 분명 그 의미가 있겠지만
승자가 결국은 무언가를 할 것이기에
그의 생각과 또 행동은 어떠할 것인가를 보려는 마음
이라 해야할 듯도 싶다
당선자의 책이 오늘 배달 왔다
언젠가부터 익숙해진 앉아서 받아보는 책들
첫몇 페이지를 앍다가
이 책이 진정 당선자 본인의 솔직한 책일까?
우선 서두에 서의 부친인 연세대 윤기중교수로부터
프리드먼의 책 ‘선택할 자유’
를 선물받았다고 적혀져 있다
법대를 입학한 아들에게 물론 경제학책을 왜 주었었을까?
해당 책은 법률적인 것이라기 보다 정책적 기준하에서의
자유자본주의를 말하고 있는 대표적 책중 하나였었는데
하긴, 읽은지 너무 오래되 그 세세한 내용들은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긴자는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
진자는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패배의 이유를 메꾸는 기회
그러한게 멋진 이상주의의 생각일지는 모르겠다
좌와 우의 선택의 길
제안에 대해 받아들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이것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오늘 하루에도 참 많은 선택들이 내 앞에 놓여있다
그 선택을 갈등의 시간은 있어도
결국 내가 옳다 생각된 것에 대한 것이기에
결과는 내 몫
비염이 심해
이른 아침 후배에게 좀 일찍 나오라하고
해당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왠걸
진료 15분전이건만 앞에 진을 치고 있다
아니다 싶어
다른 곳을 찾았다
3-4곳을 찾았건만 심한 곳은 진료 50분이 남았음에도
그 줄이 심상치가 않다
직원들은 궁금증을 물어도 답할 여력도 없고
이 세상엔 코로나 이외의 다른 질환은 없는 기분이다
그러다 출근한 내 병원
생활인들이니 아이들 통학시키고, 남편 출근시키는 시간준다해서
10시에 첫 진료를 시작하기는 하지만
9시45분이 다 되어 서야 나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갑자기 울컥해진다
월말
통장은 너덜거려지면서 매달 반복되는 메우기 전쟁
내가 옳게 살아가고 있는 걸까?
결국 나도 돈 벌고 싶다
여유 있게 통장을 매일 열어보지 않고
임대료대신 내 병원 내 건물에서 당당하게
쫓겨날 걱정 없이 진료도 하고 싶다
비염이 다른 해보다 심한 가보다
코 안에서 농 냄새가 나고
목소리가 코맹맹이 소리에 두통이 이어지니
컨디션도 같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어난다
소박한 밥상이라하 하지만
그 책도 결코 소박한 판매량은 아니었던 듯
소박한 삶을 말하지만 그 삶을 사신 분도
지구 이 먼 곳까지 알려진 소박하지만은 못했던 삶
개나리의 소박함은
수줍게 피어
남모르게 져버린다
홀로 피면 보여지지도 않아 군락으로 몰려서 그 나마
피었음을 알려주는
스승께 죄송함을 전해야 할 때가 됐나 보다
30-40년간 내분비진료를 하겠다고 고집부리며
약보다 말로 이어옴에 지쳤다
이 곳도 나를 모르지만
더 모르는 곳으로 옮겨 일반 진료로 바꿔
숫자, 머리싸움으로 노후를 준비할 때가 됐나 보다
서글퍼진다
내분비로 인연을 맺었던 영국계 미국인
긴 학회기간을 함께하며 그가 한 말
넌 돌아가면 상처받을게 뻔한데 그냥 연구원으로 주저앉아버리라는
너무도 빠르게 흐르는 시대를
한국인들의 정서가 쫓아가기에는 그 인프라가
아직은 충분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그의 말
하긴 불과 반세기전 만해도
의사의 모습은 지금과는 너무도 달랐었으니
가치 있는 일을 하고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지금은 모든 게 의사만이 아닌 직업의 가치가 돈으로
그 계급가치가 메겨지고
의사들도 그 진료의 내용이 아닌 인테리어와
출신학교에 웃음과 마케팅이 살아야만
버티나 보다
이른바 지잡대출신의 나로선
마케팅의 미소보다는 강의실내 딱딱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 이 생의 의생으로서의 삶은 그 결과가 이미 정해진 것인가보다
개나리의 소박함
그 소박함이 어울리는 곳으로
옮겨 얼마남은지 모를 시간 평생을 담아온
내 전공 그냥 펼피고 노점이라도 차리고 싶다
그게 맘이 편한 듯 하다
사람들에게 애써 아닌 듯
감추는 상처 더는 받고 싶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