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늘 우리를 기다리는 곳에 이른다’
포르투갈 소설가
‘죄악의 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주제 사라마구의
글 속의 한 문장
진료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보니
책을 통해 세상과 대화를 하게 된다
사진과 그림을 통해, 그리고 음악을 통해
세상으로의 문을 열어보게 된다
그러다 맘속에 한 문장, 한 구절씩 담아두게 되는 것들
나를 기다리는 곳
그 곳은 어디일까?
어릴 적 내 고향 충청도 공주 금학동은
참 외진 곳이었었다
늦가을이면 겨울을 준비하며 초가집의 지붕을 새로이 하고
부엌과 맞다아있는 할머님이 주무시는 안방에선
메주, 청국장 냄새가 나던 곳
아침이면 나를 깨우던 할머니의 손안에는
따스한 달걀 하나가 들려져서
이거 먹고 자라던
그 곳 내 고향 공주
국민학교를 입학하고 거의 바로 떠났기에
이젠 그 져 맘속의 추억만이 있을 뿐
그 곳에 남은 것은 집 앞의 시냇물도, 집 뒤 나지막한 동산도
사람도, 길도 모두가 다 변해있고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내 맘속의 그 곳은
그 시절 실제의 모습과도 다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새로이 만들어져 가던 곳
아무러면 어떠랴
가고 싶다
고향이 아니어도 작은 도시가 아닌 고을, 마을로
시골의 겨울은 밤도 이르게 오고
조용하고도 깊은 그랬었던 듯
조용하기만 한 그런 겨울의 밤을 품은 곳으로 가고 싶다
믿으련다
늘 내가 그리던 곳에 이른다는 그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