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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시간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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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시간



‘오늘을 내 것이라고 노래하는 사람이여

마음이 행복한 사람은 외치리

내일이 최악의 적이 될지라도 그것이 무슨 상관

나는 오늘을 성실히 살았노라’


로마의 시인 호레이스가 쓴 시라 한다

아마도 기원전의 그 시대엔 시가 곧 언어이고

지혜이고 철학이고 노래가 아니었었을까?


젊어서는 지식을 꿈꾸고 얻으려 했었다

지식은 돌아보니 그 담길 그릇을 넘기 어렵다

더 무서운 것은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마치 물처럼 모양이 달라지고

기울어진 각도에 따라 흐르는 세기가 달라지는 것일지도


지혜의 의미

조금씩 느껴진다

지식과 지혜는 그 차이가 마치도

보석과

리어카 위의 유리알로 만들어진 보석을 흉내 낸 이미테이션의 차이임을


보석에 문외한 내 눈엔

수천 년을 지내면서 그 빛을 잃지 않은 귀한 보석과

만들어진 유리알의 이미테이션의 반짝임을

구별하지 못한다

그 우매함을 벗어날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옥상 위의 장미가 한 창이다

내 좋아하던 목단

봄에 싹이 돋는 것을 풀 정리한다며 가족들이 짤라

금년엔 꽃을 피우지 못했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공간에서 있다 해도

사람은 결국 혼자다


달달 한 아이스크림

때론 쓴 소주한잔이 곁을 달래줄


그런 시간들

혼자 나를 볼 시간들의 의미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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