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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속에 나이가 들어간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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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그렇게 나이들어가나보다



대학 3-4년을 한 여학생과 보냈었던 듯싶다

그 흔한 미팅한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마친 대학생활


사귄다 보다

지금 흔히들 말하는 여자사람친구, 남자사람친구

처럼 그냥 자연스레 곁에 함께 있다 보니

유학을 떠나면서 멀어졌어도

헤어진다는 느낌보다 조심해 다녀오라는

인사말로 마지막을 대했었던 사이


당시는 지금과 달리

인터넷이나 국제전화도 어려웠던 시절

그도 유학지에서의 적응에 바빴을 것이고

나도 본과생활에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내다

어느 순간 당연하게 항상 곁에 있었기에

있는 듯이 여겨져 돌아보니 없는 빈 자리를 느끼게 된 듯


그도 나중 돌아와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많이 울었고 외롭고 돌아오려했었다한다


힘들었던 본과생활

졸업과 함께 시작된 외로웠고 고된 인턴생활 속에서

곁에 있어주었던 지금의 아내


결혼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아내 나이 24살, 내 나이 25살

아내는 대학을 졸업하면서

나는 레지던트를 시작하면서 결혼을 했으니

참 오랜 시간을 함께 했나 보다


결혼이란 그런 건가 보다

처음엔 사랑으로, 그러다 정으로, 그 뒤로는 의리로 살아가는 거라^^


레지던트생활

군생활

대학에 있으면서 다양하게 다니던 학회들

거의 함께 했기에 여권에 찍힌 도장도 대부분 유사함을 보인다


지금도 세미나로 지방을 내려가면

함께 내려가게 되는 것도 아마 너무도 오래된 습관이

이어지고 있는 듯


책을 보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 공통점도 있지만

처음에는 먹는 것에서의 좋아함이나

좋아하는 여행지에 대한 차이도

집을 꾸미는 것에서의 차이도 많았던 것들이

하나 둘 서로 적응하고

일부는 상대를 받아들이고 또 포기도 하면서

삼십몇년을 살아왔나 보다


오래 함께 하니 닮아도 가나보다

도시에서의 삶 정리하고

조용한 곳에서 마무리를 하자 한다

자기는 병원 한 컨에서 빵을 굶고 커피를 내리고

나는 진료나 하면서 살자 한다

그것도 좋을 성 싶다

빵 내음이 나는 병원

점심이면 국수 한 그릇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병원


그게 우리의 인생 종착점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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