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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준다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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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머무를 시간도 의미가 있을 듯


남을 보고

남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도

잊지는 말아야 할 세상살이의 하나

내가 나만을 생각하고 길을 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나로 인해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하지만

때로는 남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나만을

눈은 내 앞에 뭐가 있든

내 보고픈 대로 보고

귀는 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그런 시간도

필요하겠지


다리 아파 거리에 앉아 다리를 뻗고 있다면

바삐 가는 누군가는 내 다리를 보지 않은 채

걸려 넘어지거나

뻗은 내 다리를 밟고 갈 듯싶다


걸려 넘어진다면

채인 나도 아프고, 넘어진 그 자도 아플 듯

밟고 간다면 밟힌 나만이 아프겠지


다들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나를 먼저 생각하기에

아마도 밟힌 다리는 내 다리라 생각할지도


그러고 보면 신기한 인체구조인 듯도 싶다

내 눈으로는 나를 볼 수 없고

내 코로는 내 안의 냄새를

내 귀로는 내 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내 생각?

내 마음?

그건 내 것임에도 내 어디에 두었는지 나도 모르니


어제는 빨간 장미가 더 어울리는 날이었는데

비 오는 수요일이었으니

이를 이해하면 나이가 나올 듯싶다 ^^


‘ ~~~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한 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 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 거야

시린 그대 눈물 씻어 주고픈

~~~’


그래도 그녀는 행복할 듯

한 송이든 한 다발이든

시린 눈물 씻어주고 픈 누군가의 손길, 눈길이

머물고 있으니


비가, 아직은 여름이라 하기 싫다

늦봄이라도 봄이라고 말하고 싶은 시간

봄비답게 거칠지 않게 수줍은 듯이

하긴 조금의 시간 뒤엔 소나기와도 같은 여름비가

오겠지만

시간은 누구의 허락 없이

일방통행으로 가 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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