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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못하는 꽃은 슬플 듯

by 고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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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꽃


너무도 잘 만들어진 조화 한 송이

그는 생화 속에 섞여 마치 스스로도 꽃이라 생각을 했다

함께 한 생화들이 시들어 버려져도

자신만은 그대로 있음을 더 자부하며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삶

그건 축복일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늙어가고, 죽어가고

이런 이야기를 담은 여러 글들과 영화도 있지만

로빈 윌리엄스의 바이센테니얼 맨이 내 맘에 오래 남아 있다


사랑하는 이와의 죽음을 위해

늙지도 죽지도 않는 로봇이었던 앤드류

영화 속에선 감정이 없어야 할 로봇이 조립과정중의 사소한 실수로

로봇으로서는 가져선 안될 감정과 지능, 호기심을

담게 되어 몸은 로봇이지만

그 안의 모든 것은 인간과도 같았던 앤드류

평생 늙지도 병듬도 없는 로봇으로서의 삶이

앤드류에겐 가장 큰 아픔이었다


그와 함께 한 가족들을 사랑했지만

하나 둘 그의 곁을 죽음으로 떠나는 슬픔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고통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삶을 마치고 싶어

인간이 되려 한다

그리고, 늙음과 병듬, 죽음을 택하는 앤드류


조화도 아마 함께 한 생화들의 시듦이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

시들기에 한 창의 시절이 더 아름다운 장미

시들고 지고, 떨어지지만

다시 꽃망을속에서 새로운 장미가 피어나는


나이듬에 대해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해준 내 다양한 기능들에 대해

함께 늙어가기에 이 곳 저 곳에서

그 기능의 시듦을 보이는 것도 즐기려 한다


좀 아프고

불편하면 어떠랴

그것도 다 내 것인 것을 ^^


내게 남은 것들을 즐기려 한다

아직은 남은 기능들이 쾌 쓸만한 듯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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