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깼었을까?
아마도 그 시절을 공유했던 분들은
방향, 내용, 정도는 다르다 해도
말 그대로 이 나이가 되면 그 때는 격동기의 시절이었어
말하지 않을까?
솔직히 아는 것도 적으면서
무언가나 되는 듯이 떠들고
술 한잔에 취기가 오르면 뭐든 할 거와도 같이
나대던 그런 시절
그런 20대가 그리워진다
이젠 무언가를 하려 해도
참 많이 고민하고 알아보고 따져보고
결국 그러다 마는 게 더 많은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
고작 핑계거리라고는
이 나이에 뭘~~~
데미안이 한 말로 기억이 된다
한 세계에서 빠져 나오려면 그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알을 깨야 하 듯
‘Whoever wants to be born must first destroy a world’
지금 돌아보면 유치하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나름 운동권의 핵심에 있다
도망가듯이 로마로 떠났던 친구
오랜 시간을 로마의 한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돌아왔다
나쁜 놈 좀 좋은
그럴 듯한 걸 가져다 주지
늬 케릭터라면서 컵에 걸치는 인형을 하나 준다
넌 곰이잖냐 하면서
머그컵은 한국에 와서 팬시점에서 딸하고 같이 샀단다
딸이 아빠 친구에게 진짜 이걸 선물하려고 했다나? ^^
컵에 쓰인 문구를 보고 샀다 한다
그리고, 엔틱한 뮤직박스
참 오래전인데
파리에서의 학회참석차 중간에 들린 로마의 벼룩시작에서
보았던 뮤직박스를 탐냈지만 여정이 있어
침만 흘리다 왔었는데
그걸 사 두었다가 가져다 주었다
애고…
애들 엄마가 한 숨을 쉰다
냉장고만한 크기의 뮤직박스를 어디에 둬야 할지 ……
그래도 난 좋다 ^^
뮤직박스도 좋고
친구가 그 오랜 시간을 생각해 줬다는 것도 좋고
우린 과연 우리가 탈출하려 했던
그 세계를 부셨을까?
어쩌면 우리 자체가 이미 부셔져 야할
또 다른 알이 되어 버린 것일지도
나이 듬이 좋은 한 가지 이유를 이젠 알아간다
적어도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나 스스로 비판은 하지만
남에 대한 비판
남이 하는 비난에 대해 좀 더 귀기울일줄
알게 되어가는 거
푸른 노을
해가 져가면서 져가면서 보이는 붉은 노을이전
푸른 노을을 보이다가 서서히 붉어지고 어두워간 다한다
지금 내 나이는 푸른 노을일까?
아니면 아직 해가 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