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파도 위엔 한 사람만 올라타는 게 안전하단다
Shore-break
해안가에서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를 말하는 단어라 한다
금년 목표 중 하나는 서핑을 해 보고 싶었는데
오월까지는 양양의 한 서핑클럽에 예약도 해 보고
했건만 지금으로 봐선 금년엔 어려울 듯
아쉽다
서핑의 룰 중 하나가
파도 하나엔 한 사람만 탄다는 것이라 한다
안전을 위해서
인생사 속에서도 어느 파도든 그 파도 위에는
한 사람만이 타야 할 파도에
현실 속에선 하나의 파도가 치면 너무도 많은 이들이
올라타 묻어 가려하는 건 아닌지
그 파도란 사실 유한함을 가진 것인데
그 파도란 어딘가에 부딪히는 것이 운명인데
그 파도란 올라탄 것에 대해 야생마와도 같은데
그 파도란 한 번 올라타면 내리기 어렵고 위험한 것을
그 파도란 사실 올라탄다 해도 내게 아닌데
‘풍부하게 소유하지 말고 풍성하게 존재하라’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어른이 사라져만 가는 시대 속에서
가신 분들의 빈자리
그 공간이 더 없이 넓고도 깊어 보이는 시절이다
입 있는 자
한 마디씩 함에 있어 주저함 없고
미디어도 방송, 신문, 책 등으로 국한됨 없이
지금의 나처럼 쓰고 싶으면 그냥 쓰고
찍고 싶으면 찍어 올리는 시대 속에
의사로서
내분비로만 평생을 일해온 의생 1인으로서
같이 내분비를 했던 동료들이
하나 둘 대학에서 퇴직하고 개원을 하며
전문 진료의 일선 무대에 합류해주고 있어
기대를 하려 한다
함께 내분비 전임의를 했던 한 분이
개원소식과 함께 책 한 권을 보내주었다
시장성에 의해
광고성 정보들이 범람하는 시대
전문 목소리를 하나라도 더 얹어주기를
기대해본다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에 몸을 얹어 가는 이가 아닌
작든 크던 자기의 물 웅덩이에 자기 집을 지어온
동료들을 다시 대학이 아닌
더 가까운 현장에서 함께 하게 됨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