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 살던 고향은 시골이었다
충청남도 공주군 금학동에서도 끝자락
초가집에 마당이 있고
마당을 둘러싼 울타리밖에 널빤지 두 개로 발판을 만든
화장실이 아닌 변소가 자리하고 있었던
진짜 옛날 시골의 그러했던 집
집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건 감나무였었다
가을이 다가오면 밤중 변소 가기가 두려웠던 건
마치 누군가 화난 듯한 발소리로 다가오는 듯했던
땅으로 떨어지는 감이 내던 소리
그런 가을
가을하면 많은 이들이 감을 생각할 텐데
내가 생각하는 가을의 감은 또 다른 추억을
전해준다
그 시절의 고향
그 집이 그립다
이젠 가도 먼지가 날리던 신작로는 8차선도로가 됐고
이발소가 있던 자리엔 빌라들이
물 맑고 수량도 많아 여름이면 그 어떤 워터파크보다 좋았던
시냇가의 물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정신 없이 날라 다니던 잠자리, 메뚜기들의 놀이터 논도
이젠 집들이 뺴곡히 들어서 있는 곳을 보면 어지러워
고향을 더 가게 되지 않게 된다
거리의 감을 보며
참 별 생각을 다하는 것도
나이 탓
호르몬 탓으로 애써 돌려보지만
무심한 세상의 변화들이 야속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