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by 고시환
KakaoTalk_20230313_151912310.jpg
KakaoTalk_20230313_145233885.jpg

‘….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 중 일부

우물 속 달빛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떠하게 보일까?


아침이면 무심하게 면도를 하면서 거울을 본다

그 속에 있는 게 나인데 나인 줄도 모른 채로


머리를 빗으면서 거울을 본다

빗겨지는 머리만을 볼 뿐 나를 보지 못한 채로


무언가 잘 못 들어선 듯하면서도

되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잘 못 끼운 단추를 그 어긋난 끝이 나올 때까지 계속 이어가는

바보 같은 시간들을 보내는 나를 보기 꺼려하는지도 모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성갱년기... 그 치료의 중심은 이해와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