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시환 Nov 11. 2023

홀로 있는 너의 사연은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


철새, 손님이라고해야할까?

영어로 A bird of passage 또는 migratory bird’가 철새라 하는걸 보면 우리말이 더 정감스러운 듯하다. 영어로의 표현을 직역하면 처량하고 좀 느낌이 건조해지는 듯싶다.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있는 새

이미 잎들도 다 져버린 나뭇가지에서 혼자 어디로 가야 할까를 고민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건 저 새 때문일지, 이를 보는 이의 마음인지 어느 쪽이지 모르겠다. 


무리지음보다 홀로가 더 인격적이고,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지적 삶이라던 쇼펜하우어의 말을 안주 삼아 혼술을 하는 시간들이 늘어난다. 만남도 2-3명이 넘으면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피하게 되고, 아마도 속에 담긴 사연들이 많기에 그러하겠지? 듣기보다 말하기에 바쁜 모임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입들을 보면 무언가 저 속에는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있을 텐데 싶어지기도 한다. 섞여 나 아닌 그냥 말들을 하다 헤어지고 나서 찾아 드는 더 한 허탈감보다는 때로는 책 한 권, 음악 하나, 영상 한 편과 함께 하는 혼술, 또는 옆 테이블을 구경하며 마시는 한 잔술 뒤 홀가분하게 일어날 때가 충만스럽기도 한 것을 보면 무리에서 벗어남의 가치를 말한 쇼펜하우어에 동조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마른 가지 위의 새한 마리에게는 왠지 모르게 손을 내밀어 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이 어른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