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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시환 Dec 07. 2023

하얀세상을 보고싶다

시간은 달력의 숫자만을 바꾸는 게 아닌 참 많은 것들을 가져가나 보다

계절도, 내 나이에 맞게 몸도 마음도 생각을 물론이겠지만

그 흔하던 생선 꽁치도 비싼 생선이 되었고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배들이 출항을 포기하고 있다 한다

은어에서 다시 도루묵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철 알배기 도루묵은 또 하나의 별미였었는데, 도루묵도 이젠 귀해진다 하니 흔해지는 건 뭘까? 

식당을 가면 반갑게 쉰 소리라도 나누며 오늘 뭐가 맛있는가를 묻기도 어렵게 테이블마다 작은 테블렛들이 놓여있다. 카오스? 솔직히 그리 즐겁지 않다. 


겨울이면 동장군과 함께 하면서 거리의 포장마차 안 따스한 우동 한 그릇

호떡, 계란빵, 붕어빵, 군고구마에 군밤도 그 가격대를 보면 

옛 시절이 그리워만 지는걸 보면 시절이 많이 바뀌긴 했나 보다 


펑펑 눈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해 준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릴 적 겨울 아침이면 여름내 파랗던 논에 얼은 채 남은 밑자락을 밟는 재미도 나쁘지 않았었는데, 겹겹이 얼은 강가나 시냇물을 밟으면 마치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만 바로 밑층에서 또 받쳐주는 재미에, 어른들이 물을 채워 만들어준 썰매 장, 온 동네가 겨울이면 동무들의 놀이터가 되곤 했었는데… 


눈 덮인 하얀 세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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