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지인 Dec 03. 2023

내 인생 첫 특강, UXUI 취업전략.

제로베이스에서 날 특강 연사로 써주었다.

제로베이스 특강 연사 요청이 왔다.


제로베이스는 IT업계로 취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온라인 스쿨이며 당연히 UXUI 스쿨도 있다.

제로베이스는 월에 1~3회 정도 예비 학생들을 위한 특강을 여는데, 그 특강의 연사를 요청한 것이었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잠시 고민했지만 내게 충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알겠다고 했다. 정말 잘 배우는 법은 누군가에게 뭔가를 알려줄 때 배운다고 하지 않나.


막상 한다고 하니, 떠오른 것은 '난 무엇을 말할 수 있나?'였다. 이것은 늘 하는 고민이긴 한데..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잘 알아야 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말 누군가에게 떵떵거리며 말할 수 있을 만큼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특강준비

난 뭘 말할 수 있나?


잠시 초라해짐을 느꼈지만 패는 던져졌고, 나는 수행해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내가 아는 것을 끌어모았다.

나는 5-6년 차 프로덕트 디자이너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의 나의 인사이트다. 그리고 특강의 대상자들은 UXUI로 취업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이 있는 (아마도) 입문자 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이직 혹은 취업 전략'


이미 소스는 있었다. 

내 브런치 중 가장 많은 뷰수와 좋아요를 달성했던 글,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직' 말이다.

난 이 글을 기반으로 특강의 내용을 구성하기로 했다.


위 글을 보고와도 좋겠지만, 이 글의 요지는 그것이다.


1. 자신 파악하기

나의 이상 파악하기(JD보기)

나의 현재 파악하기(내 스킬보기)

JD와 내 스킬 중 교집합 찾아 나의 강점 살리기

2. 포트폴리오 면접 준비하기



나는 1번을 좀 더 살리기로 했다. 나의 강점 살리기 부분을 포지셔닝으로 바꿨다. 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 실무 능력을 아예 땅땅 정해버리고, 실무능력 몇 개를 가지고 본인을 포지셔닝하라고 내용을 구성했다.  그 실무능력은 각종 JD를 보고, 인스타그램 질문으로 조금 수집해 봤는데 다음과 같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특강 내용 중


6개를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아래내용은 내 대본을 chat gpt가 요약해 준 내용을 조금 수정한 것이다.


 1. 비즈니스 이해 능력

디자이너는 서비스가 주는 가치를 이해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서비스의 가치로는 사회적 영향력, 생활 변화, 감정적, 기능적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여러 가지 핵심 요소들이 있다. (서비스 가치 피라미드가 있으며, 나는 실제 서비스가 어떤 가치를 주고 있는지 당근, 오늘의 집으로 설명했다.)

가치 전달에 만족한 사용자는 서비스에게 자신의 시간이나 돈이라는 가치를 준다. 서비스와 사용은 서로 가치를 주고받는 윈-윈 관계이며 그 가운데에는 그것을 딜리버리 하는 디자이너라는 존재가 있다.

그러므로 디자이너의 사용자는 사용자뿐만이 아닌 서비스 즉 비즈니스를 포함한 두 그룹이다. 이 둘을 만족시키는 것이 디자이너의 능력이고, 이것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첫 번째 스텝이다.


2. 문제 정의 & 목적 설정 능력

디자이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 목적을 정의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를 알았다고 해도 무조건 해결하지는 않는다. 그를 위한 목적을 알아야 하는데 그 목적은 앞서 말한 두 가지 가치에 따른다. 비즈니스를 위해서거나, 사용자를 위해서거나. 


3. 논리적 소통 능력

디자인 결과에는 그냥은 없고, 디자인 선택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4. 실무 커뮤니케이션 능력

개발자와 기획자와의 협업을 할 줄 알아야 하며, 그들의 역할과 그들의 쓰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언어는 개발 언어가 아니다.)


5. 그래픽 및 편집의 기본 능력

디자인은 아름다움뿐 아니라 목적을 담아야 한다. 고로 목적에 맞는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컬러 등의 활용이 필요하다.


6. 디테일에 대한 중요성

디자이너는 에지케이스부터 시각적인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함. 그렇게 해서 다양한 변수에 대응 가능하고 퀄리티 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디자이너의 실무능력을 6가지로 정의했다. 그리고 6개 중 1~3개를 본인의 포지션으로 가져가라는 식으로 내용을 구성했다. 그다음은 이직글에 나온 대로 포트폴리오 팁, 면접 팁 등으로 구성했다.



특강(물리적) 준비

어떻게 말해야 하지?


상당히 부끄럽지만 나는 이 특강의 대본을 준비하고 실제로 카메라를 켜놓고 연습까지 했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고, 이런 내가 말하는 걸 보기 위해 상당 수의 사람들이 와서 시간을 쓰는데 그 시간을 헛되게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실제로 녹화된 나의 모습은 급해 보였고, 발음은 샜으며, 대본을 그저 또박또박 읽고 있었다.

처음 하는 이에게 뭘 더 바라랴, 하지만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마침 링크드인에서 아나운서의 글이 떴다. 그 사람이 말하는 방법을 조금 따라 했다. 말을 끝으로 갈수록 높게 말하며, 중요한 단어를 짚어주며 리듬감 있게 읽으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금 따라 했더니 말에 리듬이 실렸다. 


또한 엄마와 남자친구에게 조언을 구했다. 엄마는 '네가 이해하도록 말을 해야지'라고 말하며 그저 읽지 말라고 조언해 주었으며, 남자친구는 '유머를 섞으라'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저 지나가는 듯 말했지만 실제로도 특강 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강이 끝나고..


연습을 조금 해서 그런지, 특강 당일날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 기준 최선의 아웃풋이 나온 것 같다. 

특강 평가가 좋았으며, 아는 동생은 강의에 재능 있다고도 해줬다. 그래서 조금 강의에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요 첫 번째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준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 특강을 본 사람들에 대한 후기를 보고..

제로베이스 측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후기내용을 내게 전달을 해주었다. 좋은 점, 아쉬운 점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게 각자가 듣는 목적이 다르다 보니 같은 내용이어도 좋았다, 아쉬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람들은 '시각적'이고 '경험적,실질적'인 공유를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암만 개념에 대해 말해봐야 개론적이고 그런것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조금 더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6년 차가 주니어 포트폴리오에서 보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