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 버려지는 동물이 가장 많다는 기사를 읽었다. 올해도 물론이고 작년에도, 3년 전에도 5년 전에도 매해 7월 언저리에는 그랬다고 한다. 거주지와 가까운 장소에 유기하면 집으로 다시 찾아갈 수도 있으니, 저 멀리 관광지 호텔이나 휴게소 인근에 데려와 버리고 가는 것이라고 한다. 일례로 sns를 통해 CCTV 영상 하나가 전파되어 많은 이들에게 분노와 안타까움을 자아낸 적이 있다. 어느 인적 드문 시골길에 낯선 승합차가 멈춰 선 후 강아지 한 마리만 내려두곤 그대로 다시 길을 빠져나간다. 강아지는 자기를 버린 차를 있는 힘껏 따라 뛰다가 곧 뒤처져 망연히 차가 사라진 쪽만 바라보는 영상이었다. 휴가가 끝나면, 동물들은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로 낯선 곳에 갑자기 혼자 남겨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휴가철이 다가오면 동물 보호 단체에서는 동물을 유기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하고, 뉴스나 신문기사에선 그런 소식들을 전해왔던 것 같은데, 나는 최근에서야 그런 것들을 인지하게 되었다.
나의 집에 고양이를 데려온 후로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입해 그곳에 소속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접하고, 반려동물 매거진 등을 구독해 보고 있다. 또 '관심사'를 선택하는 곳에 항상 '반려동물'을 잊지 않고 체크하게 된다. 일상에 접하는 정보들의 카테고리가 '반려동물'에 치우치게 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동물들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기도 모시에는 재개발 예정이라 건물들이 대대적으로 철거된 지역이 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태어나고 자란 영역을 떠나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모시 철거 지역에 살던 길고양이들은 그렇게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서 먹을 것을 찾아 떠나지도 못하고 맴돌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에는 한 순간에 터전을 잃은 길고양이들을 데려다 치료하고 돌봐주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물론 단체의 운영과 고양이들의 구조는 약간의 모금과 대부분의 사비로 충당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동물을 반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계정이 하나 있다. 'OO산 고양이들'이라는 심플한 계정명으로, 계정의 주인은 수년동안 매일같이 OO산 정상을 오르며 산에 사는 고양이들 뿐만 아니라 강아지, 새들의 식사와 물을 챙겨주고 있다고 한다. 산에 사는 동물들이 밥을 먹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매일 그 계정에 업로드되는데, 수년째 비가 와도, 종아리까지 눈이 쌓이고 추위로 산과 강이 얼어붙은 날에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상은 올라온다.
그런가 하면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동물들을 구조해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시켜 주기 위해 매주 주말을 거리입양제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편집하는 각자의 능력으로 동물 보호를 위한 홍보문을 쓰고 영상을 편집해 매거진을 만든다. 물론 그들도 대부분 보수 없이 '재능 기부'를 하는 중이다.
나는 어떤 면에서 조금 이기적이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들어 부쩍 나답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십여 년 전 스무 해를 산 강아지가 별로 갔다며 술에 취한 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던 친구를 지금에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여름휴가를 모두 유기된 토끼 구조 봉사에 사용한다던 어떤 이의 마음에 뒤늦게나마 공감하게 되고, 혹시 마주칠지 모를 길고양이를 위해 가방에 스틱 간식 대신 성분 좋은 건사료를 챙기게 되고, 아픈 길냥이 치료기를 읽으며 적지만 내 고양이 이름으로 후원금을 보내곤 한다. 이런저런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나하나 떠올리다 문득 깨달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