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면
오늘같이 편안한 날에는
나와 너의 과거를 떠올린다
벚꽃을 올려다보는 너의 손을
꼭 잡아보고 싶었던 밤
부끄러워 커피에 눈을 두고
내 떨리는 마음을 전하던 밤
조용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던 밤
매섭게 추운 밤 이불 속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꼭 껴안던 밤
그러다 우리는 점점 떨어져
가끔 멀리 걷기도 하고
손을 놓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또 그러다 다시 안기도 하고
그러는 사이에
누구나 그러듯
너를 닮고 나를 닮은
달 모양이 왜 바뀌는지 궁금해하는
껴안아주고 싶은 아이가
데구르르 굴러왔다
이제 너와 나는
달 모양이 왜 바뀌는지 떠듬떠듬 알려주고
내 하루를 말해주고
네 하루를 들어주고
웃고 화내고 울고
가끔 사랑한다고도 하고
달이 뜨니
우리도 저 달처럼
무심히 서로를 바라보며 계속 같이 있겠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