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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끔하게 Nov 22. 2021

바다장례식

티비에서 바다장례식을 보았다


우리는 술, 꽃, 생전 그가 즐겨먹던 음식, 눈물을 들고 배에 올랐다

그의 몸을 태워 곱게 갈아 바다에 뿌리려 했는데

이제 그와 더이상 닿을 수 없다고 하니 그 가루를 꼭 쥐고 놓지를 못하겠다

하지만

그는 결국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그와 우리는 작별했다

검은 바닷속을 천천히 흘러갔다


나도 그들과 같이 울고 싶었다


다른 배에서는 죽은 이를 추모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몇십 년 전 죽은 그가 보고싶고 생각이 나

먹지도 못할 음식을 싸들고 배에 올랐다

듣지 못할 걸 알면서도 듣는다 생각하고

그가 얼마나 보고 싶은지 각자의 말로 중얼거렸다

먹지 못할 걸 알면서도 바다에 음식을 툭 떼어 던졌다

단지 그가 흘러간 바다를 보고 왔지만

그를 만난 것 같았다 이야기한 것 같았다 실컷 운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실컷 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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