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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달래 Jan 07. 2024

브런치스토리가 나에게 준 선물

용기를 준 브런치작가님들 감사합니다.


2000년 밀레니엄이 시작될 때 지방의 어느 도시 간이역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오긴 오는구나 2000년이...' 했다.


어느새 세월이 24년이 흘렀다. 그동안 뭐 했지?

2024년 카운트다운이 될 때 가족들과 해피뉴이어를 외치며 포옹을 나눴고 케이크를 한 조각 입에 물었다.


물론 카톡으로 멀리 나가있는 막내딸과 몇몇의 친구에게도 안부를 날렸다.


또 한 살 익는구나. 어느 때부터인가 먹는다고 하지 않고 익어간다고 말하기로 했다.

늘그막에 더 추해 보이지 않고자 하는 심정일 게다.


엊그제 신년 맞이 친구 모임에 나갔을 때 내 나이가 몇인지 물었다.


"우리가 몇 살 된 거니?"


"60이자너~~"


" 벌써? 우리 58 아니야?"


"58이나 60이나 그게 그거지..."


"넌 생일 안 지났으니 아직 58이다!"라고 친구가 말한다.


"그래도 5짜와 6 짜는 분명 다르지.."

호호호.. 우리가 어느새 나이를 물어보는 나이가 되었구나!

80이나 90 된 어르신들에겐 60이란 나이도 어린 나이겠지.


TV에서 보니 연세 든 어르신들한테 소원을 물으면

"한 10년만 젊었어도 ,,, " 하신다.

나에게도 누가 물으면 그렇게 대답할 것 같다,


'한 십 년 전으로 돌아만 간다면 ,,,'이라고..


"10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뭐 할 건대??"라고 묻는다면

남 눈치 보며 못한 거 여행도 연애도 전도도 봉사도 하고 살고 싶다. 아이들 키우며 못한 거 해보고 싶다.


'어쩌면 주어진 십 년이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해보면 어떨까?'라는 용기가 생겼다.



10대엔 학업에 20대에 결혼하고 두 아이 낳고 30대엔 뒷바라지에 허리띠 졸라매고 40엔 아이들 유학비 버느라 등골이 휘고

지금까진 노후를 대비하느라 죽어라 일을 했고 이젠 눈도 침침해서 노트북 앞에 앉을 때면 애들이 해준 돋보기를 꼭 써야 한다. 한 시간쯤 글을 쓰다 보면 어깨도 아프고 뒷산이라도 올라갈 때면 무릎이 덜컥거리고 시고  혈압에 목디스크에 아픈 데가 늘어나지만 요즘은 늙어감을, 아니 익어감을 시시각각으로 느낀다.


그래도 눈을 뜨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겨서 감사하다.

브런치에 글 쓰는 거 초고와 퇴고하는 거. 또한 성경말씀 읽고 기도하는 거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더 늙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올해엔 일을 다 내려놓고 서울을 떠나고 싶다.


어디로 갈까 궁리를 해보았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좋을 것 같다 나에겐 피노라는 8살 되는 미니핀 한 마리가 있다,


그 아이를 책임을 져야 하므로 무지개를 만날 때까지는 함께 해야 한다.


제주나 남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 달 살기나 6개월 살기에 도전해 보려 한다.


더 늙으면 내 몸도 간수가 안될 것 같으니 이쯤이 젤 적절한 타이밍이다.


그리고 전라도 쪽 시골에 미리 봐 둔 황토방이 있는 내 집으로 터전을 옮길 예정이다.


그리고 약간의 수리를 하고 푸성귀를 심을 텃밭도 만들고 아침에 새와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물론 서울 생활 50년이 가끔 떠오르기도 하겠지만 어쩜 더 빨리 떠났으면 좋을 걸 하고 때늦은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올봄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으로 패턴을 바꾸어야 한다.


홀가분하게 탈 서울을 한다.


그리고 하고 싶던 소소한 시골의 이쁜 곳을 찾아다니고 브런치에 글도 올리고 못 만났던 친구들과 차 한 잔과 살아온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얼굴에 잔주름이 더 깊어지고 10여 년이 금세 가겠지. 그러다 보면 내 몸이 한두 곳씩 또 망가지겠지.


그땐 어떻게 할지 그때 가서 생각하고 이 달, 올 해만 생각하기도 하자.




브런치에 글 올린 지 한 달 조금 넘어간다. 여러 작가님들의 글 올려질 때와 라이크 진동과 댓글 진동이 가슴을 뛰게 한다.


선배 작가님들의 상상력이 뛰어난 글을 읽으며 배우고 반성하고 기발한 창작글에 혀를 내두른다. 이미 책을 출간하신 유명작가님, 출판을 앞두고 계신 1억 뷰 천0 작가님, 공예가, 화가, 사업가, 여행을 하시며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작가님들 글을 읽으며 배우고 있다.


나도 이렇게 라이크 100,200,300 넘고 유명 작가님들처럼 소소하게 응원비도 받으며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잘 써야 이루어질 텐데 과연 그럴 날이 올까. 얼마나 잘 써야 그렇게 응원비를 보내고 싶어질까? 작가님들이 존경스럽다. 유치원생이 박사님을 바라보는 그런 마음이다.


그래도 마음이 너그럽고 배려심 충만한 몇 작가님이 댓글을 남겨주시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시는 힘에 용기를 내서 손가락이 힘이 없어 타자를 못 두드릴 때까지 머리를 짜내보려 한다.

초고가 수십 번의 수정으로 글이 만들어지는 순간, 발행하는 순간이 아직도 덜덜덜 떨리지만 그 흥분을 매일 느끼고 살고 싶다.

읽어주시고 용기를 내게 해주시고  춤추게 해 주신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따라가겠습니다.

살고 싶은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아직 부족하지만 작가로 뽑아주신 브런치스토리팀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종달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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