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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미 Jul 07. 2023

달밤의 러닝

RUN for the MOON

5월에 기획회의를 진행하고 6월에 첫 활동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청년들과 주민모임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기관 메일을 담당하는 팀장님께서 ‘RUN for the MOON(런포더문)’활동 홍보자료를 보내주셨습니다. 


‘런포더문’ 활동은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기념하여 지파운데이션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3만원의 신청비로 기부를 하면 메달과 화장품이 있는 키트를 수령하고 5.28km 러닝을 인증하는 ‘기부런’ 활동입니다. 지난 기획회의에서 월 1회 활동은 미리 계획하되 플로깅이나 걷기 활동을 비정기적으로 함께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 이 활동을 제안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런포더문 이라는 활동이 있는데, 혹시 관심 있으면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보자!”


“오! 지파운데이션에서 하네? 나 여기에 생리대 기부했었는데.”


“러닝은 어렵지만 걷기는 가능! 같이 해보자!”


“나도 빨리 걷기까지는 가능해.”


“삼문동 한 바퀴가 5km쯤 하니까 평일 밤에 모여서 삼문동 돌아도 좋겠다.”


“해보자!” 


각자 행사를 신청하고 메달과 팔찌를 챙겨 수요일 밤 9시에 모였습니다. 편하게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온 사람도 있었고, 운동복을 갖춰 입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요일은 책모임이 있었던 날이라 행사 참가 신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걸을 사람을 게스트로 모아 10명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운동복을 갖춰 입고 온 사람들은 선두에 앞장서 걷기와 뛰기를 반복하며 운동했고, 편한 옷을 입고 온 사람들은 그 뒤에서 이야기 나누며 걸었습니다.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 선선한 날씨에 함께 걸으니 즐거웠습니다. 


“우와 북두칠성이다!” 


“나 처음 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하늘에 북두칠성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이 운이 좋아 맑은 날이라 볼 수 있었다기보다 어쩌면 이렇게 하늘 보며 걸었던 여유가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 진짜.”



손목에 스마트 워치로 걸은 기록을 확인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웃고 떠들며 걸으니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를 걷고 함께 모여 스트레칭도 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어 블로그나 SNS에 후기를 올리면 추첨해 상품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활동 후 한 달이 지나고  함께 한 열 명 중에 두 명이 후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을 받아 나누기도 했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한 줄 소감 글을 남길 것을 부탁했습니다. 사진도 좋지만 짧은 글로 활동의 과정과 소감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1월 활동이 모두 끝나고 그때 소감을 묻기에는 활동에 대한 감정과 기억이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아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짧은 소감의 글을 수집하기로 했습니다. 


혜진 –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어! 오늘 진짜 행복했다. 

다람 – 한번씩 같이 걷자! 

송현 –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뒤쳐져서 충격 받았다. 가끔씩 유산소 운동을 해줘야겠다고 느꼈어! 

소영 – 혼자서는 못했을 것 같은데 함께여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오늘 날씨도 좋았고 즐겁게 걸어서 너무 행복한 밤이었어! 무엇보다 좋은 일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첫 시작이 좋아서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는 것 같아!

하니 – 날씨가 도와줘서 너무 좋았고, 다 같이 걸으니 너무 즐겁더라! 덕분에 기부도 참여하게 되어서 뿌듯하고 갓생사는 하루였다! 종종 함께 걸으면 좋겠음! 

희진(게스트) - 달리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이른 좋은 활동이 있는지도 처음 알았어. 기부런으로 몸도 마음도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 


오늘 활동에 게스트로 활동했던 재혁이 직접적인 활동 기획은 어렵지만, 활동할 때 일정을 미리 알려주면 시간이 될 때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활동의 세부 내용이 정해지면 그 활동의 성격에 따라 가꿈뿐만 아니라 주변 또래 사람들에게도 제안해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꿈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활동을 거들고 제안하며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풍경도 기대됩니다. 


이번 활동처럼 정규 활동 외에 그 활동보다 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느슨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정규 활동을 종종 꾸려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날씨가 좋아 함께한 이의 손끝으로 북두칠성 구경하며 걸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한 일곱 명의 단원, 두 명의 게스트에게 감사드립니다.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시간을 내어 한 줄 소감도 남겨주어 소중한 기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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