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1주일에 1번은 깎고 싶어요.
꽤나 규칙적인 사람이 있다.
12시가 되면 잠자리에 들고
7시가 되면 일어나는
꽤나 규칙적인 사람.
토요일 아침이면 세탁기를 돌려놓고 청소기를 든다.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으면
세탁기가 다 돌아갔다고 알려준다.
그리곤 7세트의 속옷과 7켤레의 양말을
탁탁 털어 넌다.
그러고는 한결 깨끗해진 마음으로 거실 바닥에 앉아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따각, 따각,
어김도 없이
딱, 1주일에 1번.
오늘은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
조금은 울상인 얼굴이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을 지키기 어려워진 것이 생겼다고 했다.
지난 토요일에는 빨래를 탁탁 털어 널고
방바닥에 앉아, 손톱깎이를 들고 손을 보니
손톱이 자를 만큼 자라지 않았다고 했다.
당연히 기다렸다가 자르면 되는 일일 텐데
이제는 손톱이 자를 만큼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 사람은 괜스레 속상해했다.
아마, 노화의 결과일 것이다.
언제까지나 젊음으로 새파랄 줄 알았는데
야속하게도 시간은 홀로 떠나가지 않고,
그나마 남아있는 젊음과 함께 흘러가고야 만다.
속상해하지 말라고 했다.
1주일에 1번 자르는 젊음은
조금씩 흘러 떠나갔지만
떠나간 젊음을 대신해
10일마다 1번 자르는 차분함과 너그러움이
채워지고 있으니.
에구, 노화 때문인지 셈에 약합니다.
11화를 발행하고 10화를 올리는 것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