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새해
'아빠 난 데~'
'폰 떨어뜨려서 고장났어'
'확인하면 여기로 답장 줘'
'010-××××-××××'
시무식을 마치고 일을 하는 데
초면인 전화번호가 노크 없이 문을 연다
'휴우~'
이번 달엔 간신히 막내 학원비 댈 정도여서 추가로
휴대폰 구입은 어렵다
허나, 어느 날 몸에서 솟아난 손가락처럼 폰은 오장칠부(五臟七腑)쯤 되었지 않은가
이리저리 궁리하다 보니 비린내가 난다
혹여나, 가슴이 둥둥거린다
불쑥 상한 문자를 보낸 그이도 새해 다짐이겠다
일 열심히 해서 대출이자도 갚고
가족들 삼겹살이라도 한 근 먹여야겠다고
주먹 불끈 쥐었겠다
그이도 아들이고 가장일 테니까
부디 그이의 결심은 작심일일이 되고
나날이 실패를 거듭하여
결국 직장에서 해고되기를 바란다
일찍 귀가하는 아빠 되어
떳떳하게 땀을 훔치고
돌 지난 아이의 웃음을 훔치는
겨울눈 닮은 결심이 되기를 기도한다
생면부지의 소망이 날아든 새해 벽두
그이의 다짐에 소금을 뿌리듯
뿔 달린 검은 염소가 되어
세상의 못된 궁댕이들 들이박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