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시간(詩間) 있으세요?

by 강경재

# 경칩에


'시도 사랑도 그 무엇도 안 되는 날'

흐린 비 내립니다


빗물은 흐르지 않고 고여

땅 깊숙이 침잠합니다


지금은 대지가 스폰지처럼

물을 머금는 시간입니다

목마른 세포들 하나하나

이슬로 목 축이는 시간입니다


지난겨울

마른 어둠에 웅크리던 개구리

봄마당에 나타나 붉은 도약을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개구리만큼 젖지 못한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립니다






주) 쓰고 보니 첫 행이 안도현 시인의 <금강하구에서>와 같더군요. 본의 아니게 시인님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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