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님이 굴러
동녘 산마루 위에서
햇님이 굴러 내려요
능선을 따라 떼굴떼굴
마을로 강으로 미끄러져요
놀란 마을이
서둘러 마당에 나와
경이로운 추락을 바라보네요
구르던 햇님이
잎사귀 위 단단해진 이슬 등껍질에
쿵, 쿵,
산산조각 부수어져요
빛의 사금파리들
강물에 뛰어들고
내 가슴에 산탄처럼 꽂히네요
마을은 금세 따뜻해요
햇님이
거리를 걸어 다녀요
잠자리 등에서 빨갛게 뛰어내려요
경호강의 입술 위에서 찰랑찰랑 미끄럼 타요
그대 가슴의 정원에
오래도록 심어진 햇님이여
오늘은 종일 꽃으로 피어주세요
내 온몸 봄밭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