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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재 Apr 25. 2023

시간(詩間) 있으세요?

달빛 영화관

#달빛 영화관



웅석봉 계곡을 따라

어둠의 두루마리가 펼쳐지고

달은 아직 보이지 않아

안개꽃 같은 별들만이 오종종 하늘에 피어

잔잔한 미소를 흘리고 있다


오늘은 특별한 날,

하늘의 별이 마당에 내려와 반짝이는 밤이다

저마다 사연을 품은 크고작은 별들이

마당에 모여 앉은 밤이다

따뜻함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이

옹기종기 자리하는 밤이다

아픔은 함께하면 말없이도 위로가 된다고

서로 한 곳을 바라보는 밤이다


하늘 정원보다 더 반짝이는 땅 위의 풍현마당

바람은 발목을 잡히고

구름의 탁한 마음도 맑게 정화된

간절한 기적의 현장이다

아픔과 슬픔과 불행을 지웠으므로

감동과 행복이 호수처럼 마당에 고인 밤이다

그래서 감사와 기쁨의 언어가

유유히 흘러넘치는 밤마당이다


밤 깊어 마당의 별빛 잦아드니

동남쪽 산머리에 커다란 조명 하나

이제부턴 별들과 신들을 위한

하늘아래 달빛영화가 시작된다고ᆢ

주연은 나와 너

곧,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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