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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재 Apr 26. 2023

시간(詩間) 있으세요?

고향 수류


#고향 수류


고향은

앉은자리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켜왔다

그러므로 좀 더 기다려줄 것이다


조용히 두 눈을 감고

발자국 소리 기억해 낼 것이다

나를 등에 업어 키웠으므로

주리고 타락한 이름일랑

지워주리라

알몸 덮어주리라


나는

삶의 바다에서 표류하다 결국

너를 향해 떨어지는 중이다

담기는 중이다

묻히는 중이다


너는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구나

나의 추락을,

나의 멸망을,

마치 너였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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