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롯가에 노랗게 흔들리는 애기똥풀 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따라 꽃의 이름이 정겹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 이름만으로도 아기들의 물컹한 똥이 머릿속에 그려져 얼굴을 찌쁘리며 고개를 돌려버렸던 기억이 많습니다. 잎이나 줄기를 잘라내면 황금 색깔의 물이 올라옵니다. 그러면 옷에 묻으면 안 되는 진짜 똥이라도 된 양 멀찍이 피해 가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롭게 애기똥풀의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무리 지어 강변을 흔들고 있는 꽃봉오리들의 율동에 탄성을 지릅니다.
앙증맞게 웃고 있는 그 꽃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갓난아기들이 생각났습니다.
아기들이 이처럼 지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들의 금빛 똥이 보고 싶고 냄새 맡고 싶어 집니다. 매일매일 어루만질 수는 없더라도 가끔은 갓난아기의 웃음소리와 황금 똥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애기똥풀보다 향기롭고 어여쁜 아기들이 보고 싶어 집니다.
5월에 결혼을 하는 여직원이 있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두 집안이 그렇고, 지역사회가 그렇고, 국가적으로도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여기에 신들의 나라인 천상에서도 손뼉을 치며 기뻐할 것입니다.
서른셋의 나이.
요즘 주위의 젊은 직원들을 보면 결혼을 싫어하고 오히려 혼자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우리 직장에서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전 세계적으로도 유행처럼 비혼주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왜 결혼을 기피하는지 의견을 들어보면 지금처럼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합니다. 굳이 다른 이에게, 제도에 얽매여 살기 싫다는 것입니다.
직장이 있어 경제적으로 자유로우니 하고 싶은 것 하며 살고 싶다는 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0.7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정말 심각한 일입니다. 2100년경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2천만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소멸되어 버릴 국가라고 말합니다. 주위에 결혼을 하는 이들이 많이 없는 데다가 결혼한 부부라도 자녀출산을 아예 하지 않는 딩크족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정말로 시급합니다.
이곳에서 근무한 지 10여 년 동안에 결혼한 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그렇기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게 무한한 축하와 감사의 맘을 전하는 것입니다.
"부디 행복하여 백년해로하십시오!"
한낮이라 햇볕이 따가워도 여전히 애기똥풀 꽃은 해맑은 아기처럼 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