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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해원 Dec 19. 2022

동네 기획자_5

구탱이 3호 <발>

© 조조



<편집노트>


'구탱이'의 목표는 손에서 시작해 몸과 발로 향하는 세 권의 마을 잡지를 만드는 것 입니다. 마을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삶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살아가는 이웃들. 그리고 구석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마을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이 잡지를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해주는 것에 집중했던 1, 2호 와는 달리 마지막 3호에는 이 잡지를 만들고 있는 마을 친구들. '발發'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전해 보려 합니다. 이웃의 이야기, 외부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갈증이 일었습니다. "우리가 '발發'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 졌습니다. 한두 장에 그치는 잔상이 아닌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들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엔 우리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렇게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안고 만났습니다. 해원은 매일 혼자만 보던 일기장을, 지원은 자기도 모르게 한 방향으로 흐르던 그림들을, 세빈은 겹겹이 쌓아 올린 글과 사진들을, 희주는 자기가 사랑하는 색이 담긴 그림들을, 베리는 그토록 좋아하던 영화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한 방향으로 흐르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보며 어쩐지 조금 용기가 생겼습니다. ‘우리는 조금씩 피어나고 있었구나. 이렇게 발發하고 있었구나.’ 조금씩 천천히 피어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든든해 졌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이 구석진 어느 곳에서 또 피어나고 있을 이웃들과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생명들을 떠올렸습니다. 



202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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