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에서
<기획노트>
"뭐 하는 사람이에요?"
노지원이 유학 후 홍동으로 귀촌을 해, 1년 넘는 시간 동안 지역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채소 꾸러미 포장, 강아지 산책 모임, 어린이 미술 수업, 농장과 마을 술집 아르바이트, 여자 축구 등 이곳 저곳에서 등장하는 이 젊은 여성의 정체가 궁금 할 법도 했을 테지요. 이 전시는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이자, 젊은 예술가의 가슴 깊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저는 형제이기 때문에 그의 그림을 보면 더럭 눈물부터 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그림을 보았을 때 형제로서의 감정이입 보다는 알 수 없는 감각들이 저를 뒤덮었습니다. 섬세한 듯 하나 거침 없고, 평온 한 듯 하나 자극적인 이 그림들이 나에게 전해준 새로운 느낌을 여전히 제가 알고 있는 언어로 설명 할 수 없습니다. 지원이 그러했듯, 그 느낌 그대로 마음 한 구석에 넣어 둘 뿐입니다.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 역시 여러가지 새로운 감각들을 느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고 규정짓기 보다는 그저 그 느낌 그대로 마음 한 구석에 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1. 12.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