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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해원 Sep 27. 2022

동네 기획자_3

구탱이 1호 <손>

© 조조



<편집노트>


‘구탱이’는 며칠 전 저희 집 어린이들이 작은 정원 구석에 자라고 있는 꽃 한 송이에게 지어 주었던 이름입니다. 아이들은 ‘구탱이’라 이름 지은 이 꽃 주변에 그림을 그려주고, 잔뜩 물을 주며 마음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평평한 데서 잘 자란 꽃 보다 구석진 곳, 어느 돌부리 사이에서 나오는 꽃에 눈이 더 가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잡지는 아이들이 ‘구탱이’에게 마음을 주었듯 구석진 곳에 이야기들, 구석으로부터 얻은 아름다운 것들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더 많이 발전하고 더 빨리 나아가는 세상 속에서 천천히 걷기도, 멈추어 서기도 하면서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수집하고 기록 해 보려 합니다.


구탱이 1호, 이 잡지의 첫 번째 주제는 ‘손’입니다. 우리는 점점 편리한 것들에 의존하며 살아갑니다. 흙을 만지던 손은 기계로, 펜으로 눌러 담던 글자들은 컴퓨터와 핸드폰 속으로, 다양한 맛을 내던 손은 획일화된 밀키트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손의 쓰임에 대해, 그리고 그 손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하려 합니다. 마을 구석구석에서 아름다운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웃들의 손, 구석으로부터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표현하는 마을 예술가들의 손으로 전하는 이야기들입니다.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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