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거리

내 청춘이 머무는 거리

나의 청춘이 가장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명동과 홍대 거리다.

(여의도, 대학로도 깍두기로...)
홍대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가 스무 살 때였으니
홍대 키드의 산역사라 고나 할까?
금요일, 어김없이 홍대 전철역을 통과하며 오는데 어젠 유독 단장한 꽃미남들이
눈에 띄어 즐거웠다.
늘 다니는 홍대 거리지만 (요즘은 메인스트리트까진 잘 안 다니지만 그래도 그 언저리를 다니다 보면)
신수동 사무실 다닐 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는 시간이 가장 즐거울 정도로
오전은 오전 시간대로 오후 시간은 오후 시간대로 사람 구경이며 동네 풍경 구경하는
시간이 재밌었다.

중간에 홍대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게 괴로울 정도로 (추억들이 너무 많아...)
발길을 뚝 끊은 적도 있지만, 다시 돌아오게 된 게 지난해부터다.
마침 집도 2년 전에 근처로 이사를 왔고...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 집으로 왔는데
마침 첨부터 보지 못했지만 TV '한밤의 문화 산책'에서 사진작가 강영호가
진행자와 홍대 거리 곳곳을 도는데 반가워서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예전처럼 즐거울 때나 울적할 때나 외로울 때나 홍대 거리를 돌아다니고,
캠퍼스를 산책하고, 친구도 만나고, 옷 구경하고, 그러던 때가 언제였나 싶다.

남자 친구 J와는 출근 도장을 찍을 정도로 밥집, 맥주집 몇 군데를 단골 삼았던...
그러고 보니 홍대 앞 발전소와 황금투구도 생각난다.
요즘이야 클럽문화가 대세지만 홍대 클럽 1세대라 할 수 있는 올드 락(지금도 있다.),
발전소, 상수도, 황금투구 같은 곳에서 친구들이랑 아주 편안하게 춤도 추다가 맥주도
마시다가 돌아왔던 기억들...
어쩌다 새벽까지 놀 땐 동방 사우나 골목길 버섯찌개 집에서 있다가
사우나까지 갔다가 집에 갔던 기억들...(너무 리얼~ㅋ!)

강영호 작가는 홍대 거리가 청춘의 공간이며 자신에게 청춘은 '기분 좋은 후회 같은 것'이라 했고

조수빈 아나운서는 홍대 앞이 '스무 살, 서툴지만 꽃단장한 화장 같은 느낌'이라 했는데...


내게 홍대 거리는 '설레며 찾아 나서는 약속 장소',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다닐 수 있는 산책길',

'나른하고도 슬픈 추억이 있는 곳', '달콤한 첫 키스의 추억 같은 장소'다.
홍대 거리는 '내 뜨거운 청춘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거리',
'가끔 꺼내 읽어 보는 일기장' 같은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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