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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Apr 02. 2020

일상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해야 할 시기. 그러나 한 일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과 동시에 자신감의 원천을 그곳에 올인 해놓았다는 뜻. 문제 하나하나에 희비가 갈리고, 오답의 답답함이 정답의 기쁨을 가리고(손실기피 성향으로 추측). 와중에 독서실은 지독히도 적막해서, 의자 돌돌 굴리는 소리마저 눈치를 봐야 하니 대화는 개뿔이, 혼잣말마저 속으로 웅얼이는 판이다. 처음 내 자리를 받고 입성했을 때, 새 얼굴에 대한 어떠한 호기심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고독이 사람 형상을 하면 이런 모양일까 싶었다. 그런데 아침에 실수로 거울을 마주보고 말았다. 깊은 외로움을 머금은 눈동자, 너무 깊어서 그 어떤 빛도 새어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을 닮았더랬다. 빨려 들어갔다간 헤어나오지 못 할 것 같아 어, 외로우면 안 되는데, 하고 한 마디라도 틀어막은 것이 대화의 마지막이었다. 말, 마음, 사람, 모두들 그립다. 잘 지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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