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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Apr 03. 2020

나아가지 못 하는 시간

마냥 혼자여도 시간은 간다. 마음의 반쪽을 잃어버린 나날. 이틀을 살아야 겨우 하루를 채우는 것 같은 공허함. 우연히 마주치는 것조차 죄스러워야 하는 사이가 되었다니. 차라리, 여느 때처럼 짝사랑에 그쳤다면 좋았을걸. 손을 맞잡을 만큼 가깝지는 않아도, 이별을 이야기할 만큼 멀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차일 법도 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은, 끝을 긍정하기 위해 시작을 부정하고 온 과거를 기각한다. 사랑이라니, 분수 넘치게. 그리움이라니, 잘 하지도 못 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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