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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Jun 08. 2022

몰빵한 것의 몰락

공들여 세운 탑이 사실 약속된 장소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내게 들어온 수주는 여럿이었는데, 숱한 공사는 날림으로 지어버리고, 제일 중해보이는 것 하나만 다듬고 깎고 참 거대하게 지어버렸는데, 글쎄 여기가 아니라 저기다 지으셔야죠 한다면, 이제 와서 어떡하라고, 중간에 한 번 말리기라도 하지... 높게 쌓은 만큼 부서질 것도 더할 나위 없고, 그 기둥 그 철근 하나하나 나의 소중한 자식 같고, 단순히 더하지 못 하는 게 아니라 음이 되어버리는 마음의 비용과... 등등. 변명거리는 수 천이지만 교수님은 가만히 동그라미 하나 치시면 될 일이겠지요. 그래도, 쉽잖게 고생한 만큼, 잉크값이라도 쳐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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