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가 완료된 상황에서 수험자를 위해 기도하는 행위는 과연 타당한가? 시험은 비단 시험지의 문제뿐만 아니라 당일의 컨디션, 고사장의 환경, 주변 빌런의 유무 등에 따라 좌우되지만 문제가 무엇보다 문제되므로 이것이 기도의 대상이 되는지 검토해보도록 하자.
중간에 시험지가 유출되는 등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문제는 시험날까지 보존된다. 일설에 따르면 문제가 변경되지 않는 한 수험자를 위한 기도 중 문제에 관한 부분은 효력이 없다고 한다. 문제가 변경될 수 있는 유동적 상태에 있어야만 문제가 수험자를 위해 출제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론은 슈뢰딩거의 양자역학적 중첩상태를 현 상황에 빗댄다. 수험자는 시험지를 받기 전까지 문제에 대해 무지하며, 비로소 시험지를 열고 나서야 문제가 현실화된다. 따라서 설령 문제가 출제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관찰 이전까지는 고정되지 않은 중첩상태에 있어 그에 대한 기도는 실질적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러한 기도가 문제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수험자의 학습 영역에 관한 것이라는 이설이 제기된다. 엄격한 출제과정 관리로 문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고,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다수의 시험이 상대평가인 상황에서 그것이 꼭 수험자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에서, 수험자를 위한 기도는 수험자가 맞힐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기를 바란다기보다는 수험자의 학습 영역 내지는 자신감 있는 영역이 넓어져서 출제 영역과 들어맞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설에 따르면 수험자를 위한 기도는 수험자가 열심히 공부하여 그가 공부한 것이 출제되기를 바라는 정직한 기도에 해당하고, 이는 출제과정과 무관하게 - 심지어는 출제 전후뿐만이 아니라 마지막 문제를 푸는 순간까지도 - 유효하다. 시험에 관한 우연한 발상을 배제하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도에 임하는 실제의 관행도 적절하게 설명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