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gom Jun 06. 2019

...

세상 모든 사랑의 비극은 한쪽이 다른 쪽을 더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한쪽은 반드시 다른 쪽을 덜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절댓값이 있겠냐마는 상대평가는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공정성 이론(Adams)이라는 거창한 어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본인이 내놓은 사랑에 비해 돌아오는 사랑이 적다면 자연히 비교하고 의심하고 마침내 회의하게 된다. 너는 나를 정말 좋아하고 있을까. 나와의 연애보다 다른 일을 우선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면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해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해야 하는데... 연애를 하면서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깎아내렸던 것은 나에게 충분치 못 한 사랑이 주어졌을 때 그에 만족해야 할 이유를 찾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너에게 좋은 사람이었던 적이 없었다. 항상 이기적이었고 너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던 적도 많았고. 그렇다고 직접 말할 용기는 없으니 이렇게 몰래 글이나 적고, 내 속좁음을 다시 한번 원망하고. 나에게 너를 사랑할 자격이 있을까. 아니, 나에게 사랑을 할 자격이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시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