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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gom Sep 25. 2019

의도치 않은 만남

여전히 그리워서 다 지운 사진을 다시 뒤져보던 와중 미처 소각하지 못 한 기억의 파편을 발견했다. 둘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우리가 공유한 추억의 한 장면이었고 스쳐보는 것만으로 나는 그때의 경험을 생생히 재생해냈다. 이때는 수업을 째고 놀러 간 금요일이었어, 저때는 같이 맥주 한 잔씩 했었지,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사무치는 건 우리가 나눈 톡의 일부였다. 나에게도 귀엽다고 좋아한다고 이야기해주던 사람이, 그런 때가 있었구나 싶어서. 돌아오지 않을 사람과 사랑, 그 시절이 너무나 그립고 후회돼서. 만남이라는 게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이었,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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