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의 이유
지친 오후...
창 밖으로 펼쳐진 하늘이 눈길을 잡는다.
긴장감이 감도는 새학기 첫 주가 지나갈 때쯤부터 나눔터에는 무거운 어깨를 추우욱 떨어뜨리고 찾아오는 작은 아이들이 많아진다. 나름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녀석들이 많이 힘들었는지 옷깃에 그대로 묻어난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뒤로하고 그 작은 아이의 어깨에 눈길이 머문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그 아이들의 어깨엔 버티기 버거워 보이는 짐을 지고 그곳에 서있다. 지친 표정 뒤에 느껴지는 씁쓸한 표정이 마음 한구석을 먹먹하게 한다.
작은 쉼의 공간을 바라며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오는 작은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힘없이 떨구는 그 아이들의 눈빛을 만나게 된다. 한없이 피곤한 표정과 가까스로 들릴만한 작은 소리에 세상의 문을 연다.
그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꼬마비의 기막힌 기적을 기대하며 이곳을 찾아 온 것은 아니다. 그 아이들의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는 나름대로의 공간을 찾아온 것이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나름대로의 이유로 인해 아파하고 있는 작은 아이들의 쉼터가 열리면 아이들의 작은 희망은 피어나겠지...
뒤돌아 생각해보니 나역시 나름대로의 이유로 힘들었던 그 때가 있었던 거 같다. 누군가에게 공유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로 혼자만의 시간이 그 때에 필요했던 거 같다. 나름대로의 이유로 네임링하며 완전히 혼자일 수 있는 그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