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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순찬 Jan 09. 2018

사범대 다니면서 임용 걱정 없이

#2.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행복한 교육자






 #2.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행복한 교육자









 나는 수학을 못하고 게임을 좋아하던 남자아이였다. 이러저러 사연으로(스토리가 기니 다음 기회 언젠가) 선생님의 영향력에 공감하게 되었고 수학에 큰 흥미를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입시 결과는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원하던 학과인 수학교육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대학에 가긴 했다.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되기 위해 정말 노력 많이 했다. 하지만, 20살의 나는 많이 어렸다. 어떤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고민이 없었던 것은 물론 그냥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노력도 거의 안 했던 것 같다. 평범하게 대학 새내기를 보내고 정신 차려보니, 내가 '왜 대학에 왔는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느꼈던 위기감은 꽤나 진지하게 다가왔다.


 질문을 다시 던졌다. 


' 나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 '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양정중학교의 김광섭 선생님 덕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게임만 하던 꼬마에게 '꾸준함'을 강조해주시면서 나름대로 노력하는(그렇지만 성적은 안 나오는) 나를 응원해주셨다. 그 시절, 보통의 선생님이었다면 난 그냥 게임이나 하는 공부 못하는 평범한 남학생으로 보고 '공부 좀 해라'라고 나무라셨을 텐데, 선생님은 한 번도 그러신 적이 없었다. 공부 잘하는 애들한테는 강하게 나무라기도 하신 것 같은데 말이다. 만약, 그때 선생님께서 흔한 선생님들처럼 나를 공부 못하는 평범한 남학생으로 바라보고 공부 좀 하라는 식으로 대했다면, 나는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금방 공부를 포기했을 것이다. 


 결국, 나도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다양한 학생들을 포용하고 각 학생의 잠재력을 믿는 그런 선생님 말이다. 



' 아! 그럼 다양한 학생을 포용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자! '



 고등학생 때 해봤어야 할 생각을 20살, 21살 한창때 허송세월을 보내며 하게 되었다. 그래도 이 질문을 통해서 자연스레 다음 질문을 이어가게 되었다.



 ' 다양한 학생을 포용하는 선생님이 되려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뭘까? ' 



 군대도 안 가고 빈둥거리는 21살 중간 무렵,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까지도 나는 여전히 내성적이고 세상의 경험이 적은 게임 속에 사는 꼬마였다. 물론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여전히 좁은 세상을 살던 대학생 아닌 대학생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양한 학생을 포용하는 선생님이 되기에는 그 어린 나이에 봐도 부족해 보였다고 느꼈다. 



' 다양한 학생에 대한 포옹력을 위해서는 지금껏 하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



 단순한 과정이지만 나름 진지한 고민으로 얻어낸 나름의 결론이었다. 문제는 대학생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기에는 벌써 2학년이 끝나가고(이 때는 몰랐다. 고학년이 되어서도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는 걸) 있었기에 대학생활을 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스토리로 입학사정관(현재 학종의 원형) 전형에 지원해 지금의 한양대학교 수학교육과에 합격하게 되었다. 


 참 희한한 역사지만, 


   20살 1학년

   21살 2학년. 재입시

   22살 군대

   23살 군대

   24살 다시 1학년 !


 그렇게 되었다. 군대에 있을 동한 '다양한 경험'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고 그런 마음으로 새로운 대학에서 늦깎이 1학년을 하게 되었다. 늦은 나이지만 방황을 겪고 들어간 대학이기에 '삶'과 '대학생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쫓아나갔다. 




 다음은 대학생활 7학기 동안 했던 것들을 나열한 것이다.


 활동
     

대학 재학 중 120,  총 730시간 봉사활동(주로 교육봉사)

- 유럽, 중국, 일본, 태국, 필리핀, 대만, 방글라데시 등 여행 및 탐방

- 짧은 연애, 긴 연애

 - 스노우보드 라이딩 고수되기

- 2015.07.~2015.08. Tour de France 신지휴 모험가 서포터로 한국인 최초 완주

- 2014.11.~2015.02. LG 드림챌린저 주니어멘토 6대학교 새내기 대상 멘토링

- 2015.06.~2015.07. 송일국 팀장과 함께하는 청산리 역사 대장정 14

- 2014.09.~2015.01. 현대 하이스코 글로벌 에코 디자이너교육봉사태국탐방

- 2013.07.~2013.08. 교보생명 대학생 동북아대장정중국 황하 5000km 탐방

- 2013.01.~2013.12. 한양대학교 수학교육과 부학생회장교육학회장 

                        교육학회 Mathemagicians 창설 및 국내 학부 최초 수포자를 위한수학 토크콘서트 기획

- 2013.05.~2014.07. 장충고 수학동아리 창의적 수학 수업 운영 및 멘토링

- 2015.05.06.~05.29. 도시형 대안학교 이우학교 교육실습

- 2015.02.~2015.06. 2015 교육부장관 임명 세계교육포럼 서포터즈

- 2014.04.~2014.08. 한국과학창의재단 STEAM 교육기부 홍보대사 및 기부단

- 2014.02.~2014.12. 한국교직원공제회 The-K SNS 기자단

- 2012.07.10.~14. 국제수학교육자대회(ICME-2012) 행사 진행요원 자원봉사

- 2014.08.13.~21. 국제수학자대회(ICM-2014) 행사 진행요원 자원봉사

- 2013.01. 2014.01. 전국수학교사직무연수 Math Festival 행사 진행요원 

- 2013.02. 2013.07.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방글라데시 해외봉사 단원 파견 및 부인솔자 파견

- 2014.02.~2015.02. 한양대학교 전공알림단고등학생 진로프로그램 운영

- 2013.09. 2014.07. 일본 나가사키 교육대학 교류 프로그램 참여

- 2012.10. 2013.05. 2013.10. 국립과천과학관 제2, 3회 수학문화축전, 대전 무한상상 플러스 수학체험전 수학 전시 및 체험부스 운영

- 2013.01. 2013.08. 2014.01. 한국과학창의재단 SOCSOC캠프 운영

- 2014.01.~2014.08. 휴먼라이브러리 위촉교사등명중 과학진로동아리 운영

- 2015.03.20. 올댓캠퍼스 아웃캠퍼스 페스티벌 대학생 멘토링 박람회 멘토

- 2014.02.~2014.03. 유니텔연수원 미래를 그리는 STEAM 연구소’ 연수
 


 

※ 수상     


졸업 성적우수상(학과 수석성적 장학금 77학기 조기졸업총장상 2015.08.

한양대학교 졸업 공로상(사랑의 실천건학이념 실천총장상 2015.08.

한양대학교 개교 75주년 자랑스러운 한양인 선정(총장상) 2014.05.

한양대학교 학술 연구프로그램(연구주제:융복합교육 프로그램 연구) ‘한양대학교 타우너우수상(총장상) 2014.01.

전국 대학생 리더십 실천사례 공모전 장려상(한양대학교 총장상) 2014.10.

교육부장관 임명 2015 세계교육포럼 서포터즈 팀 부문 대상 2015.06.

- LG Dream Challenger 주니어 멘토 우수활동상 2015.02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26기 청년 해외봉사단 부인솔자 감사장 2013.08.

환경부 주관 2012 환경도서 독후감 공모전 입선 2012.07.



  (각각의 경험들은 이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걱정되는 것은 이걸 보고 누군가가 '난 글렀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대학을 다니면서 수학 때문에 늘 고생했고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을 24살이나 돼서야 처음 갔다. 23살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산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고민이 많았다. 그런 것들 도와주기 위한 포스팅이다. 이 이력의 나열이 누군가에게 폭력이나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처음에는 교육, 수학과 관련된 경험들을 쫓아다녔다.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했던 것은 교육봉사였다.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들도 나를 깨우치는 가치 있는 학문들이었지만, 결국 학교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해주진 못 한다는 갈증을 느꼈고 그 갈증에 이끌려 쫓아다닌 것이 교육봉사였다. 봉사 정신, 헌신하는 마음으로 교육봉사를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나의 경험을 위해서 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정규수업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 730시간의 봉사를 하게 되었다.


 교육과 수학으로 시작했던 다양한 경험들은 '사람'으로 확장되어갔다. 대내적으로, 특히 대외적으로 활동하면서 꿈꾸는 청년들과 나름의 가치관을 갖고 사는 멋진 사람들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고 그것은 매 순간 나에게 감명을 주었다. 그간 만나온 수많은 이들이 나의 좁은 세상을 벗어나게 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생각해보면 결국, 내가 학생들, 즉 사람들을 포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험들의 방향은 자연스레 수학과 교육에서 사람으로의 확장이 일어난 것 같다. 내 꿈에 대한 고민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교사라는 주체가 되어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 단순히 학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과정 속 그들 옆에서, 그리고 그들 뒤에서 응원을 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경험은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리하여 대학교 3, 4학년 때 즈음 나의 꿈은 바뀌었다. 정확히 말하면 진화했다고 해야 하나?



 다양한 학생을 포용하는 선생님 ->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가 되겠다는 꿈과 그것에 대한 확신은 '임용 걱정 없이 사범대를 다니는 것'을 더욱 강화시켰다.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 임용을 볼 수도 있었지만, 나한테는 임용 시험이 아닌 다른 것들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음이 내 안에 가득했기에 임용 걱정은 점점 없어져갔다. 이 꿈을 가진 즈음부터 '저는 임용 안 보려고요'라고 확실하게 말하고 다닌 것 같다.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공부하고, 경험했던 것들이 쌓여갔다. 이후에 그것들을 자소서와 면접에서 진솔하게 풀었을 때, 공부는 안 하고 나다니는 놈으로 보지 않고 말 그대로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를 꿈꾸는 청년으로 바라봐준 3곳의 사립학교에서 정교사 채용 최종 합격 통보를 해주었다. 임용(시험) 걱정 없이 사범대를 다니면서 사립에 임용될 수 있었다. 그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교사 임용경쟁시험을 열심히 공부하여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꿈과 확신이 있었다. 학업에 매진하며 (특히) 수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내가 감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들은 그것 자체에 몰두해있었고, 전문가가 되고자 하였다. '임용'에 대한 고민은 겉에서 예상하는 만큼 크지 않았다.






 '나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에서 시작된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경험을 낳고,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교육자'라는 꿈을 만들어주었다. 

 어떤 교육자가 되기 싶은가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경험에서 생겨난 이 꿈은 교직생활을 하는 지금도 내 안의 대들보가 되어주고 있다. 






 '교사 말고 좋은 교사'라는 모토로 한창 바쁘게 대학 생활하며 임용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교직에 계시던 선배님께서 말씀하셨다. 



' 먼저 교사부터 돼야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어 ' 



 교사가 되어서도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매혹적인 말까지 붙이셨다. 이성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은 매우 잘 이해했지만, 내 마음을 울리는 말은 전혀 아니었다. 내가 언젠가 임용고시생이 되더라도 대학생활만큼은 '예비 교육자'로 살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꿈 덕분에 교사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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