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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순찬 Nov 26. 2021

정보의 소외

[사범대 다니면서 임용 걱정 없이]


정보의 소외





나는 대학별로 임용 합격률의 차이가 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정보'라고 생각했다. 임용과 사립 합격자 선배들이 많은 대학이 확실히 후배들에게 합격의 길을 잘 전해준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시험이란 게 실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실력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쌓아야 하는 전략 또한 그 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 내에서 전해지는 정보는 단순한 '정보'의 의미를 넘어서, '나도 이렇게만 하면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 혹은 기대 또한 함께 찾아오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요즘은 유튜브 등 여러 매체에서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정보'를 핵심 컨텐츠로 삼고 있는 것들이 많다. 유튜브에는 임용 합격에 관한 컨텐츠는 정말 많고, 구독자수, 조회수도 높다. 동영상 게시자도 수석 합격자, 초수 합격자 등의 타이틀을 달기한 사람도 많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거기서 제시하는 정보들을 확실히 정보의 소외에 쳐해질 수 있는 수많은 사범대생들, 더욱이 교직이수생과 교육대학원생들에게 큰 힘이 될만한 내용들이 많다. 물론, 큰 의미 없는 단순한 정보들도 많지만, 어쨌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20살에 결정된 대학이 교사가 되는 것에까지 강한 영향을 미치던 시대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듯 하다. 나도 사범대생을 위한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책을 내면서 나름대로 '정보의 소외'를 줄여나간다는 소명의식을 갖게 되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너무나 보편화되서 내 컨텐츠가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다.


또한, '임용 불합격과 포기'에 대한 컨텐츠도 많이 보이는데, 이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범대생들은 (학교) 교사 이외의 길을 생각하는데 두려움과 막연함이 있기 때문이다. 독자, 시청자들은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게 되고, 꿈이란 것은 대체로 하나의 직업으로만 이루지는 것도 아니고, 인생에는 각자의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교사 이외에 어떤 것들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들도 얻게 된다.


이런 와중에 한 가지 걱정인 것도 있다. 단순한 정보의 교류는 '예비 교사'로서의 삶을 '수험생'의 의미로만 국한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는 청년 시절, 예비 교사로서 어떤 교육관을 갖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자신은 물론 교육을 발전시키는 국소적이고 개별적인 잠재 에너지가 되는데, 이런 논의를 추구하는 컨텐츠는 상대적으로 많이 없는 게 사실이다. '예비교사로서 교육관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보다는 '초수 합격자가 말해주는 임용 합격 비결'이 조회수가 훨씬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히, 후자의 컨텐츠가 '나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갖고 있는 정보의 격차를 해소해주는 힘은 예비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정보의 컨텐츠에서 결국 '우리는 어떤 교사가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와 같은 메세지들이 정보를 관통하고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범대 재학시절, 매년 초 어느 대학이든 임용 합격자를 써놓은 현수막을 보게 된다. 저학년 때는 '나도 저기에 이름을 올려야지' 생각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저기 현수막에 이름이 없는 수많은 졸업생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그러면서 현수막에 이름이 올라야만 '성공'인 것 같은 그 상황적, 사회적 분위기가 싫어지기도 했다. 자신을 알아가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고 졸업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중요한 것은 '합격'이라는 두 글자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좋은 교사가 되냐마냐 이런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사범대에서 교사가 되지 않는 혹은 못하는 비율이 너무나 높다는 것은 가려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임용 실패를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자신을 표현하고 꿈을 새롭게 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컨텐츠가 정보 컨텐츠만큼이나 어린 사범대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용되지 못한 사범대생들이 좋은 교사가 되지 못했을 사람들을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MZ 시대의 교사들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게 된다. 사범대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을 보면, '이런 교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요?'와 같은 이야기보다는 '합격률이나 임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만 가득하다. 이런 것을 만든 시대적, 제도적 상황에 대한 아쉬움은 이제 지쳤다.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무리한 바람일까? 요즘 시대가 정보의 소외를 없애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본질을 더욱 더 강화시키는 힘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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