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잡담 2 |
나 스스로를 소개할 때에 자주 쓰는 말이다.
내가 어느 조직에 속하든지,
조직에 나를 맞추어가려고 애쓰고, 조직이 나를 필요로 하도록 나를 바꾼다.
상황도 마찬가지인데,
상황에 맞추어 내 생각과 결정을 변주한다. 결과를 얻기 위해 과정을 준비했지만,
과정은 언제나 상황을 기초로 다시 정리해야 한다.
덜어 낼 것이 있으면 과감히 덜어내야 한다.
덜어 내지 못하는 머뭇거림으로 발목을 잡혀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새로운 것을 더해야 할 때에는 신속하게 더해야 한다.
숨이 차도록 달려야 한다. 타이밍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가졌던 생각과 과정은
조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유연해야 한다.
나 스스로 지금까지 살아남는 이유다.
나는 어릴 적 메모하는 습관이 없었다.
그저 머리로만 생각을 굴리는 것이 간편했고, 그 정도면 일상을 커버하는데 문제없었다.
시간이 지나 중간 관리자가 되니 메모가 없어서는 업무를 놓치기 일쑤였다.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 그것이 나를 이 조직에 머물 수 있게 하는 시작점이었고, 누구보다도 꼼꼼히 기록을 남겼다.
물론 지금은 그때만큼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조직이 바뀌었고, 해야 하는 업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업무의 스타일도, 사용하는 앱 종류도 과거와 다르다.
조직과 상황이 바뀌는 것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낸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 일 때는 그에 맞게 강력히 행동하고,
의사결정을 조언해야 할 때에는 그에 따라 말과 생각을 정리한다.
나는 작은 조직에서 잘했던 사람이 큰 조직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큰 조직에서 성과를 거둔 사람이 작은 조직에서 실패하는 일을 자주 보았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가지기보다는 조직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자기를 담을 준비가 안 되었다고 불평했다.
그들은 조직과 상황에 맞게 자신을 변주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자신의 가치와 자신의 정체성을 바꿔야 하는 거냐고 묻는다.
내 말은 가치와 정체성을 바꾸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대한 방법을 바꾸라는 것이다.
방법을 개선하고, 적합한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나를 바꾸는 것은 방법을 바꾸는 것이지
나의 정체성을 바꾸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바꾼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깝다. 그 지점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꾸준한 학습과 학습을 통한 변화에 유연해야 한다.
그것이 오래 살아남은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