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숨 11 |
‘오직’이라는 단정적이며 불변하는 명제에 갇힌 기독교는 ‘다름’이라는 명제를 품을 수 있을까…
‘Five Sloas’라는 말이 있다.
중세 암흑기를 지나던 기독교가 종교개혁이라는 시대를 열면서 화두가 된 다섯 가지 슬로건이다.
Sola Scriptura, Solus Christus, Sola Gratia, Sola Fide, Soli Deo Gloria 이 다섯 가지는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기독교의 사상적 체계를 말해 준다.
라틴어로 ‘Sola’는 ‘오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직’이라는 의미를 찾아보니
‘여러 가지 가운데에서, 다른 것을 있을 수 없고 다만’이라고 그 정의를 말하고 있다.
교회가 다른 것의 존재를 부정하는 ‘오직’에 갇혔다.
진리는 애초에 진리 외의 모든 것이 진리가 아니라는 배타성을 가진다.
문제는 자신의 신념을 진리라 여기며 그것이 곧 신앙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신앙이 좋으면 좋을수록 신앙이 아닌 신념에 갇혀 모든 것을 부정하기에 이른다.
차라리 신앙이 아닌 의심의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오직’에 갇혀서 ‘모든’을 잃어버린 사람들
‘오직’에 갇혀서 ‘다양함’을 잃어버린 사람들
‘오직’에 갇혀서 ‘타인’을 잃어버린 사람들
‘오직’에 갇혀서 ‘삼위’를 잃어버린 사람들
‘오직’이라는 틀에 넣기 위해
신앙도 그들이 믿는 하나님도 잘라내고 뜯어낸 사람들
그들이 보이는 폭력성에 대하여,
분노하다가, 두려워하다가, 연민하다가,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들에 대한 다양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명제는
정말 ‘옳은가?’의 질문에 답을 얻지 못하고,
나 또한 나를 위해 그들을 지우는 비겁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오직’에 갇힌 믿음을, 은혜를, 성경을,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영광을
편협하고 조악한 관념에서 끄집어내어
‘모든’으로 펼칠 지혜가 부족함에
나 자신이 안쓰러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