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1주 소통 좀 합시다 우리

by 초봉

『소통(疏通)』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이렇게 좋은 의미를 가진 단어이며, 직장생활관련 서적에서도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 이 '소통'이라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계층간 소통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 등 다양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이 소통이라는 것이 회사에서 정확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업무'에 스트레스 받고, '사람'에 상처받는 직원들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언어가 다른 꼬마 아이들은 시간만 조금 지나면 즐겁게 같이 뛰어 노는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는 왜 늘 얼굴을 붉히고, 야단을 치고, 대립을 하게 될까?



『회사는 질문을 싫어한다』


많은 회사가 소통을 위한 게시판을 운영하며, 일부는 CEO가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한다. 매우 좋은 현상이라 생각하고, 특별한 이슈가 없을 때는 운영도 잘 된다. 하지만 회사의 정책에 반하거나, 비용이 들어가야 할 경우, 법적책임을 따지는 경우 등 민감한 문제를 언급하면 그에 대한 답변이 없거나 이슈가 지나간 후에 답변이 등록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우니 주변에 염화칼슘을 비치하자고 하면, 회사는 예산 문제로 답변을 하지 않다가 눈이 녹고 봄이 오면 '내년에 검토해보겠습니다.'라는 식의 피하는 반응 말이다.


또한, 많은 회사에서 익명게시판을 운영하거나, 간담회 시 자유롭게 질문을 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간담회 시 난감한 질문을 하면 큰일이 난다는 것을 회사의 직원들은 익히 알고 있다. '익명'으로 글을 올렸더니, 평소에는 나에게 관심도 없던 팀장이 갑자기 면담을 하자고 하거나, 간담회 시 자유롭게 질문을 했더니 어느 순간 회사의 정책에 반하는 사람으로 찍혀 관리를 받고 있는 등의 일 말이다.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복리후생 등을 줄일 때 노조와는 협의가 되지 않아 일반 관리직을 대상으로 무언의 압박을 통한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진정한 소통을 하려면 농담 하지 마세요』


오후 내내 보고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김대리가 우리부서에서 제일 문제야.'라고 했던 상사가 업무를 마치고 회식을 하며 '아까 그 말은 농담이고, 내가 김대리 제일 좋아하는거 알지?'라고 말을 한다. 간만에 동기모임이 있어 정시에 퇴근하려고 하니 '김대리 벌써가? 일이 없어?'라고 말한다.


그들은 농담으로 말을 했다고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두고두고 마음이 쓰인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고 하듯 말을 뱉는 사람은 큰 의미없이 던진 말이라도, 받는 사람은 너무도 무겁게 그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소통'이라는 것은 마음이 통하는 것이다. 상사가 어떠한 태도와 어투로 나를 대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은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 짐작을 할 수 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할 면담횟수를 채우기 위해 급급한, 보고를 위한 면담을 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진심이 없는 소통은 안하느니만 못하며, 관계를 더욱 소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업무능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소통을 잘하는 직원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적인 면은 여러 사람과 두루 친하며, 많은 모임에 초대받고 늘 밝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들은 농담을 정말 농담처럼 하고, 진담은 꼭 진담처럼 한다. 상황에 따라 웃었다가 갑자기 울기도 하는 이들이다.



『의미는 같지만 조금은 다른 표현』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MC 유재석은 소통을 강조한 표현 중 하나로 '내가 하고싶은 말이 아닌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하라.'는 말을 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팀원이 개인사정으로 결근을 했을 경우 '너 때문에 안됐어'가 아닌 '너가 없으니 소중함을 알겠더라. 남은 기간에 더 열심히 하자’라는 표현이 그 팀원의 가치를 빛나게 하고, 다음 번에는 어떤 개인사정이 있더라도 가급적 출근을 하도록 유도하는 언행이 아닐까?


요즘 우리 회사는 점점 더 불통(不通)으로 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민감한 사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회사의 정책 등은 카더라 통신, 찌라시로 유포되고 있다. 사원들이 회사의 정책과 정보를 알고 싶은 것은 회사의 주식을 구매해 조금의 이익을 남기는 그런 치졸한 행동보다는, 과연 우리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내 미래를 맡겨도 될만한 회사인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제발 우리 회사들 제대로 된 소통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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