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주 연차 쓰지 말라는 거죠?

힘겹게 얻은 내 권리를 왜 눈치를 봐야 하나

by 초봉

『연차유급휴가』


연차는 근로기준법 제 60조에 정의가 되어있는데, 쉽게 말하면 지난 1년간 80%이상 출근한 근로자는 금년에 15일의 유급휴가를 가지며, 미사용분에 대해서는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 과거에는 연차와 월차라는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정확한 용어는 연차유급휴가이다.)


연차유급휴가(이하 연차)는 직장에 근무중인 근로자가 학생에 비해 유일무이하게 좋은 제도라고 생각된다. 내가 어렸을 적 어떤 부모들은 성적우수상 보다 개근상에 더 가치를 두곤 했는데, 그 개념이 직장에도 도입된 것이 연차로, 평일에 본인이 희망하는 날 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차제도는 방학이 있는 학생들도 부러워 할만한 제도이다


그런 연차이기에 근로자 본인 의사에 따라 사용되어야 하나, 직장인이 연차를 사용하는 것에는 미묘한 분위기의 흐름이 있다. 과음으로 인한 연차 사용 후 다음날 출근 할 때의 어색함, 징검다리 휴일 사이에 연차 사용을 고민하는 망설임, 중요한 업무와 개인사정이 겹쳐 어쩔 수 없이 연차를 사용해야만 하는 미안함 등. 내가 이번에 연차에 관한 내용으로 글을 쓰는 것은, '이 미묘한 분위기의 흐름'이 직장인의 근무 의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푹 쉬고와, 잘 해결해, 괜찮니, 회사일은 걱정하지마』


연차를 사용할 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인 것 같다.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연차를 쓰고자 하는 후배직원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해주면, 비록 본인이 가진 연차를 쓰면서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을 갖을 것이고, 업무에 복귀해서는 더욱 열심히 업무에 매진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사는 저렇게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연차 사용으로 인해 윗사람에게 들었던 충격적인 내용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 말 한마디에 담긴 의미와 의도가 충격적이라 부연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물론, 더욱 심한 말을 들은 분도 있을 것이다.

- 연차를 쓴다고? 나는 연차라는 걸 써 본적이 없다.
- 너만 가정이 있냐?
- 니 사정은 모르겠고, 그 보고는 내일 되는 거지?
- 내일 쉴텐데 벌써 퇴근하려고?

연차를 쓰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 고민 끝에 이미 연차를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다. 그런 사람에게 이런저런 모욕적인 언어 등으로 자극해도 결국은 그 사람은 연차를 사용 할 것이고, 연차를 쓰려는 자와 말리려는 자의 관계만 서먹하게 된다. 왜 굳이 나중에 후회 할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연차휴가는 여러가지로 힘든 직장인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그런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사용하는데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그 사소함이 직장인들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후배직원이 연차를 사용한다고 하면 기분좋게 보내주도록 하자. 그리고 가급적이면 사용하는 사유도 물어보지 말자. 그냥 '푹 쉬고와' 한마디만 하면 많은 것들이 해결된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채 60%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데, 오늘 따라 그 사실이 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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