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후생이 좋은 회사를 선택한다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어쩌다 어른'에서 최진기 강사의 '복지'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세계 각국의 복지를 비교하고, 우리나라의 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부분도 일부 언급을 하였다. 강의를 보면서 국가에 '복지'가 있다면, 회사에는 '복리후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글을 작성해본다.(방송은 지난해 4월 12일에 방송되었다)
신입사원 대상으로 '좋은 일자리의 조건'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복리후생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곳'이 49.0%로 1위로 꼽혔고, 연봉이 높은 곳은 34.0%로 2위이며, 일을 배워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곳(29.2%), 기업문화와 인간관계가 좋은 곳(22.4%), 일과 사생활 양립이 가능한 곳(20.2%) 순이었다.(출처:잡코리아)
최근에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근무하는 내가 보기에도 부러워할 만한 복리후생을 가진 중소기업이 참 많다. 제조업 특성상 우리회사는 도입이 힘든 자율출퇴근제, 자기계발비/근속수당/자녁교육비 등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 호텔 출신의 주방장 등 쉐프급을 채용하여 호텔 수준의 음식을 제공하는 회사, 수영장 및 노래방, 운동시설을 갖춘 회사까지.
그러나 과연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복리후생을 중요한 가치로 고려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데 내 의견은 다음과 같다.
2009년 입사 후 생각보다 높은 연봉과 '이런 것까지 해주나?'라고 할 정도로 좋은 복리후생이 있었다. 나는 물론이고 내 주변인까지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회사의 경쟁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었으며, 재무 사정도 점차 악화되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현재 신입사원때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을 받고 있으며, 그 좋던 복리후생은 많이 사라졌다. 임금은 각종 수당 및 특잔업 금지 등으로 인한 감소였고, 복리후생은 회사의 경영상의 이유에 따른 폐지였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근로자이다. 회사의 존속을 결정할 만큼 큰 이유가 아닌 이상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복리후생은 조금 다르다. 무조건적으로 없애는 것은 물론 쉽지 않지만 임금만큼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매년 임금협상시 복리후생을 하나씩 줄여가는 것이다. 즉, 지금은 좋은 복리후생을 갖춘 회사라 하더라도, 그 제도는 언제든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복리후생에 대한 항목도 자세히 봐야 한다. 복리후생 폐지관련 노사가 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측위원은 20~30대 보다는 회사생활을 조금은 오래한 40~50대가 될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이가 많은 그들이 독단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기혼자들을 위한 제도를 남기고, 미혼자들을 위한 제도를 없애는 것에 동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해 자기계발비, 가족수당 중 하나를 폐지해야 한다면, 자기계발비를 폐지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20대 중후반의 신입사원과40대 후반 ~ 50대 초반의자녀를 둔 기혼자는 복리후생 수혜금이 현저한 차이가 날 것은 명확하며, 실제로 내가 주변에서 체감한 금액은 약 5~10배 정도의 차이였다. 과거처럼 우리나라도 평생직장의 개념이 있다면 젊은이들도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겠지만, 현재는 그 어떤 회사도 정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못한 선택인듯 싶다.
초반에 언급했던 '어쩌다 어른' 내용 중 ‘우리나라도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IMF 시절 이후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복지를 늘리려면 필연적으로 세금이 증가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회사도 마찬가지로 복리후생이 늘어나려면 그 재원의 일부는 근로자들의 '보이지 않는 부담분'으로 구성이 될 것이다. 결국 내가 받을 돈으로 복리후생을 누리는 것인데, 그마저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복리후생이다.
연봉이 높거나, 자신의 이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회사라면 적극 입사할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연봉이 비슷한 수준이라 복리후생을 보고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복리후생은 현재의 젊은 사원들에게 유리한 것이 결코 아니며, 영원하지 않고, 심지어 내 연봉의 일부로 활용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